대형 물류센터 화재 수사팀 규모와 비슷
경찰 "국민 관심 높아 대규모 인원 투입"
경찰이 경기 이천시 관고동 건물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70명을 투입했다. 불이 난 건물 면적과 인명피해 정도를 고려하면 이례적 수준이다. 경찰은 ‘국민의 높은 관심’을 이유로 들며 철저한 조사 의지를 밝혔다.
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70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려 관고동 건물 화재 원인과 안전관리 현황 등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청 수사부장이 팀장을 맡고, 강력범죄수사대와 이천경찰서 형사 등이 포함됐다.
70명은 대형 물류창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나 볼 법한 대규모 수사팀이다. 화재사고 건물 연면적(2,585㎡)과 인명피해(사망 5명, 부상 44명)를 감안하면 상당히 많다고 볼 수 있다.
올해 1월 발생한 평택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당시에도 경찰은 73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했다. 소방관 3명이 순직해 인명피해는 이번 사고보다 적었지만, 불이 난 냉동창고의 연면적(19만9,795㎡)은 관고동 건물의 약 77배였다. 2021년 6월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연면적(12만7,178㎡)이 관고동 건물보다 50배가량 크지만, 전담팀 인원은 25명에 불과했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1명이었다.
2020년 4월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때는 125명 규모의 수사본부가 꾸려졌다. 완공을 눈앞에 둔 물류창고(1만1,043㎡) 대부분이 불에 탔고, 38명이 목숨을 잃고 10명이 다쳤다.
수사당국은 국민적 관심이 높아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현장을 찾는 등 국민적 관심이 높고 경기남부청 지휘부 역시 신속하게 화재 원인을 파악하라고 지시해 전담팀을 꾸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행안부 경찰 통제기구인 경찰국 출범과 맞물려 화재 직후 현장을 방문한 이 장관이 대규모 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큰불은 아니지만 5명이 숨진 만큼 철저하고 조속한 사건 처리를 위한 것”이라며 “경찰의 과잉 충성 등 다른 의미는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행안부도 “이 장관이 화재 조사 및 수사와 관련해 구체적 지침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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