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후보시절 경호했던 보안요원, 뺑소니범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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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후보시절 경호했던 보안요원, 뺑소니범도 잡았다

입력
2022.08.06 09:10
수정
2022.08.0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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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5단 등 무도 단증 합이 16단…
임재영 에스텍시스템 보안요원
뺑소니차 육탄 저지 검거에 결정적 역할
피해자 측 "대테러 특수부대원처럼 빠르게 대처"

경찰이 뺑소니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임재영 에스텍시스템 보안요원이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공수부대 부사관이었던 그는 청와대 경호원 출신인데다 5살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 공인 5단에 보유하고 있는 무도 단증을 다 합치면 16단이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뺑소니예요. 제발 도와주세요!"

지난 5월9일 새벽 1시15분쯤 대구 달서구에 있는 한 기업에서 보안업무를 보고 있던 임재영(31)씨 눈앞에서 검정색 승용차가 정문으로 돌진했다. 차량은 출입문 바리케이트를 부순 후 멈췄고 뒤따라오던 오토바이 한대가 임 씨에게 다급하게 "음주 도주차량"이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동료 근무자 김대연(33)씨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본 차량이 굉음을 내며 회사 내부로 돌진했다. 임 씨가 쏜살같이 달려가 도주차량을 몸으로 막아섰다. 차 안에서 버티던 운전자가 괴성을 지르며 근무자들과 몸싸움이 일어나려던 찰나에 경찰이 도착, 상황이 일단락됐다. 조금만 더 지체됐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상황이 종료되고 나서야 임 씨는 차량에 부딪힌 팔목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현장을 뒤쫓던 피해자는 "보안요원의 행동이 마치 특수부대가 테러를 진압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피해자가 다음날 해당 사업체 홈페이지에 두 명의 근무자 이름을 거론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뺑소니범을 검거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임재영 에스텍시스템 보안요원은 청와대 경호원 출신이다. 전직 공수부대 부사관이었던 그는 5세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 공인 5단에 보유하고 있는 무도 단증을 다 합치면 16단이다. 2015년도에는 달서구에서 흉기를 소지한 절도범을 검거한 이력도 있다. 2020년에 지금 다니는 보안업체에 입사한 그는 실력을 인정받아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과 홍준표 대구시장의 후보 시절에 근접 경호를 맡았다.

그중 홍 시장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임 씨가 고등학교 시절 홍 시장이 태권도협회 회장을 맡고 있었다. 회장 자격으로 시상을 하러 왔다가 대회 때마다 시상대에 오르는 임씨를 알아봤다.


임재영(붉은색 표시) 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과 홍준표 대구 시장의 후보 시절에 근접 경호를 맡기도 했다. 본인 제공.


그는 2011년까지 태권도 선수로 활약하다가 2016년 중국 선양에서 태권도체육관을 차렸다. '실력만 있으면 관원은 순식간에 모일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관원은커녕 중국 태권도 관장들의 겨루기 신청만 들어왔다.

중국을 잘 아는 지인으로부터 "중국에서는 실력을 검증 받아야 인정을 한다"는 조언을 듣고 대련을 받아들였다. 의기양양하게 덤볐던 상대들은 하나같이
"텅(아프다)"이라고 외치면서 나가떨어졌다.

"중국어를 모르니 "텅"이 "뻥"으로 들려 더 매섭게 공격을 했죠.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을 더 때린 격이 되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 상대는 선수 시절 아슬아슬하게 이겼던 중국인 선수와의 재대결이었다. 이 대결에서도 보기 좋게 이겼다.

"대결 후에 '리하이(최고다)' 라면서 엄지를 치켜세우더군요. 그렇게 몇 번의 대결에서 승리를 하고 나자 제자와 관원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도장은 호황을 이뤘지만 고향이 그리웠던 그는 사범들에게 운영을 맡기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위험을 무릅쓰고 뺑소니범을 잡았다는 소문이 나자 지역의 김용판 국회의원이 임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했고 당시 현장 출동한 경찰들은 "뺑소니범 검거에 임 씨와 김 씨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뺑소니범을 검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임재영(오른쪽)씨와 김대연씨가 6월 18일 표창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본인 제공.


에스텍시스템 보안요원인 임재영(왼쪽)씨와 김대연씨가 인터뷰를 마친 후 카메라를 보며 활짝 웃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박용길 에스텍시스템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사업장 내에서 벌어진 초동조치는 보안요원의 당연한 업무"라며 "해당 요원에 대해서는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대표이사 표창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에스텍시스템은 1999년 삼성에스원에서 분사해 국내 최대규모의 유인경비보안사업은 물론 시설관리, 미화, 소방, 방제방역 사업 등 지난해 7,80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국 1,400여개 사업장에 1만8,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종합안전솔루션 기업이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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