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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서 시진핑 저격한 펠로시, 한국서는 왜 말을 아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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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서 시진핑 저격한 펠로시, 한국서는 왜 말을 아꼈나

입력
2022.08.04 18:05
수정
2022.08.0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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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4', 대만 등 민감 이슈 안 꺼내
동맹국에 대한 배려 차원인 듯
외교부 "하나의 중국 입장 유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단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단

아시아를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하루 만에 달라졌다. 3일 대만에서는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권과 법치를 무시한다"고 공개 저격했다.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아랑곳 없었다. 반면 4일 한국을 찾아서는 '중국', '대만' 등 주목을 끌 만한 핵심 단어를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거침없던 펠로시 의장이 왜 이처럼 자제한 것일까.

우선 동맹 한국에 대한 배려로 풀이된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과 75분간 회동했지만 모두발언과 공동 발표문만 공개했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자체를 생략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사전에 미국과 협의됐다”고만 설명했다. 말이 길어질 경우 대만 문제가 거론될 수밖에 없는 만큼 미리 차단막을 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조만간 박진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찾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한중 양국은 오는 24일 수교 30주년을 맞는다.

회동 후 비공개 오찬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참석한 의원들은 “중국의 지읒(ㅈ)도, '칩4'도 나오지 않았다”며 “한미 의원들 간 친목을 다지는 분위기였다”고 입을 모았다. 칩4는 미국이 제안한 한국, 일본, 대만과의 반도체 공급망 동맹을 일컫는다.

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만 방문 이슈와 관련해 상대방도 꺼내지 않았고, 우리도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민감한 현안은 건너뛰고 거리를 둔 셈이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회담 결과를 말한 뒤 참석자들과 함께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회담 결과를 말한 뒤 참석자들과 함께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펠로시 의장이 한국을 찾은 날 박진 외교부 장관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캄보디아로 출국하면서 만남이 불발됐다. 펠로시 의장은 2015년 4월 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신분으로 방한할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동한 바 있다.

이를 놓고 외교부는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만을 거치며 중국을 후벼 팠던 펠로시 의장과 박 장관이 만나는 자체가 자칫 중국에 부정적 메시지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 장관은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할 예정이다. 방중 직전 펠로시 의장과의 조우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외교부는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정부는 대만해협 동향을 주시 중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역내 안보와 번영에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과 갈등의 소지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친 것이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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