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첫 화면서 전력 상황 안내·에너지 절약 캠페인
홍은택 대표 선임 통해 ESG 경영 의지 분명히 해
세계 곳곳 자전거로 누비며 환경 문제 관심 가져
카카오 경영에서도 ESG 접목..."지속가능성 기여"
연일 찜통 더위에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전력 대란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모든 국민이 생활 속에서 전력 사용량을 절감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카카오는 다음 웹페이지 메인 화면에 실시간 전력 수급 현황을 안내하는 한편 대국민 에너지 절약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개인의 사소한 행동이 모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뜻에서 6월 시작한 '모두의 행동' 프로젝트인데요. 이용자들에게 에너지 절감에 손쉽게 동참할 수 있는 행동 미션을 제안하고, 이용자가 '실내온도 26도 이상' 등의 행동을 했다는 사진 등을 인증하면 1건당 카카오가 1,000원을 에너지 취약 계층을 위해 기부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2만 명이 넘는 이용자가 각자 자신의 방법에 맞는 에너지 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하는데요.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2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공급 예비율이 0으로 내려가면 전국이 블랙아웃 될 위험을 안고 있다"며 "전력 수요가 치솟는 요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심각성을 일깨워 드리기 위해 다음 메인 화면에 전력 수급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전기 사용에 참고해달라"고 안내했습니다.
에너지를 아껴 써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도 막상 그 방법을 몰라 막막해하는 이들에게 구체적으로 현재 우리가 쓰는 에너지 상황을 눈으로 보게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생활 속에서 이를 실천할 수 있게 길잡이와 도우미 역할을 동시에 해보겠다는 게 카카오의 생각인데요.
ESG에 진심인 카카오...대표 자리에 ESG 전문가 앉혀
제조 기업과 달리 기본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적은 인터넷 기업인 카카오가 이처럼 환경 문제에 진심인 이유는 뭘까요?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다른 정보통신(IT) 기업보다 ESG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에는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합니다. 카카오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인 홍 대표를 선임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사실 여기에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카카오는 통신사가 장악했던 문자 커뮤니케이션 시장에서 혁신을 일으키면서 카카오톡을 전 국민 서비스로 만들었지만, 사업 영업을 넓히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들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며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죠.
카카오는 회사 대표 자리에 ESG 책임자를 앉히면서까지 ESG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ESG 조직에 팀장급 임원을 배치하거나, 기존 전략 담당자에게 역할을 맡긴 것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죠.
자전거로 미국·중국 횡단...자연스럽게 환경 문제 관심
홍 대표의 이력을 보면 그가 ESG 경영의 적임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언론인 출신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중요한 역할을 두루 맡았던 인물입니다.
언론인 시절에는 지구 온난화 등 환경에 관심을 갖고 각종 칼럼을 쓰기도 했습니다. 특히 자전거로 전 세계를 누비면서 탄소 배출 저감이나 대기 오염 등 환경 문제에 더욱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2005년 미국의 동쪽 끝 버지니아주 요크타운에서 출발해 80일간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했으며, 2006년 한국에 돌아와서는 7개월 동안 수서에서 광화문까지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습니다. 2012년 당시 NHN 부사장을 관두고 그는 자전거 두 바퀴에 몸을 싣고 중국 대륙까지 돌았습니다. 최근 들어 전 세계 각국에서 도시의 교통 문제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자전거 혁명'이 떠오르는데, 홍 대표는 15년 전부터 이를 몸소 실천했던 거죠.
그는 2006년 한겨레 칼럼에서 "라이더와 시민들의 호흡을 방해하는 작자들은 대략 여섯 가지다. 우리는 미세먼지와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이산화질소, 오존이 뒤섞인 독한 칵테일을 마시고 산다. 이 칵테일은 천만 명이 매일 마셔대는데도 줄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쉬지 않고 제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오염의 주범은 자동차 배기가스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경영에도 ESG 접목..."국민 메신저 이미지 회복할까"
그런 이력 때문인지 그는 경영에서도 ESG를 적극 접목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특히 카카오에서 그는 2016년 '재고 없는 생산'이라는 비전으로 온라인 쇼핑몰인 카카오메이커스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사전 주문을 통해 수요를 파악하고 예측된 수요만큼 생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재고를 줄여 환경 문제 해결에 작은 힘을 보태겠다는 홍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나왔습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최근 누적 거래액 6,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카카오커머스 대표 시절 그는 배송용 포장박스, 포장재, 완충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서울 문정동에 1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카카오커머스 송파둘레길'도 만들었습니다.
환경뿐 아니라 나머지 사회,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카카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전국의 소상공인이 카카오톡 채널에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등 소상공인 및 지역 파트너를 대상으로 5년 동안 총 1,000억 원의 상생 기금을 집행할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창작자들이 지속 가능한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앞으로 5년 동안 최소 100억 원을 출자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창작지원재단(가칭)을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이 밖에 카카오는 골목상권을 침해할 수 있는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기업 체질 개선에도 나서고 있죠.
그럼 홍 대표가 생각하는 ESG 경영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요? 그는 각자대표 선임 이후인 지난달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카카오공동체가 이 사회에서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그것이 ESG 경영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습니다. 홍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가 '문자해'를 '카톡해'로 바꾸면서 전 국민에게 사랑을 받았던 '국민 메신저'의 자리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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