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하루 10만 배럴…7·8월 증산량 15% 불과
증산 기대 좌절로 국제유가는 급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연합체 'OPEC플러스(+)'가 오는 9월 증산 속도를 크게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한 미국의 추가 증산 요청을 거부한 셈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OPEC+가 31차 화상회의를 통해 9월 한 달 동안 하루 10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7·8월 증산량(하루 64만8,000배럴)의 15%에 불과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회의 참가국은 초과 생산 역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공급 혼선에도 주의 깊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회의에 앞서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는 경기침체 우려 등을 이유로 하루 10만 배럴 증산을 권고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에너지 수요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후 처음 열리는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공행진 하는 국제유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동 순방을 진행했다. '인권 정책 후퇴'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며 언론인 암살 의혹이 있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미국은 전날에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무기 수출을 승인하는 등 산유국의 석유 증산을 위해 유화적 태도를 취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앞으로의 증산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날 OPEC 공식 사이트에 공개된 성명에는 오는 10월에도 산유량을 계속 늘릴지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OPEC+은 다음달 5일 다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증산 기대가 좌절되며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결정은 고유가로 인한 물가 압박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에게 안도감을 주지 못했다"며 브렌트유가 1.6% 급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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