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 사령부가 2019년 11월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당시 영상을 공개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사가 관할하는 판문점 곳곳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에 녹화된 분량이다. 앞서 통일부가 판문점에서 북송과정을 담은 근접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지만 그것과는 촬영 각도가 다른 것이다. 당시 상황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어 북송을 거부하던 어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좀 더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당시 판문점 CCTV 영상과 관련해 유엔사에 영상 제공 등 협조가 가능한지 공식 문의했다. 이에 유엔사는 당시 영상의 존재 유무와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에 이어 유엔사도 영상 공개에 나설 경우 아직 가시지 않은 강제 북송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필 수도 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달 10일 북송 장면이 담긴 사진 10장에 이어 18일 3분 56초 분량의 추가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과 영상에는 탈북 어민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이 담겨 '자진 월북 의사가 없는데도 강제로 송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거셌다.
유엔사가 판문점 CCTV 영상을 공개한 전례도 있다. 유엔사는 2017년 판문점에서 북한군 귀순으로 총격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귀순 과정이 담긴 약 26초 분량의 CCTV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영상엔 귀순 병사를 쫓아온 북한군이 조준사격을 하고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가 돌아가는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태영호 의원은 “유엔사가 2019년 강제 북송 당시 판문점 CCTV 영상을 확인해 공개한다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당시 유엔사가 '강제' 여부를 알지 못하고 탈북 어민들의 북송을 승인했다는 입장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당시 유엔사가 강제북송을 알고서 승인한 건 아니다"라며 "일반적인 승인이 아니라 의사에 반해서 끌려가는, 포승줄에 묶이고 안대를 채우고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유엔사도 굉장히 당황스러웠던 모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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