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명절 효자 예능 '아육대'의 명암(明暗)
매년 불거지는 출연진 부상…제작진 향한 비판 속출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가 귀환을 알렸다. 그러나 과거 화려했던 명성에 비해 잡음이 크게 일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게 자리 잡은 모양새다.
MBC 명절 대표 예능으로 꼽히는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는 아이돌 가수들이 스포츠 종목에 도전하여 정정당당 승부를 가리는 특집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0년 첫 방송된 후 꾸준히 전파를 탔으나 지난해에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이유로 방송되지 않았다.
지난 2020년 설 연휴 특집 이후 잠시 휴식을 가진 '아육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모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MBC의 '효자'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아육대'가 처음 론칭됐던 당시 팬덤 뿐만 아니라 대중의 관심도 크게 모였다. 화려한 무대의상을 벗고 운동복을 입은 아이돌은 각자의 영역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축구부터 리듬체조까지 다양한 종목에서 청춘들이 땀을 흘리는 모습은 기성세대까지 사로잡으면서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견인했다. 하지만 인기와 비례하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년 만에 돌아온 '아육대'지만 이전의 논란들을 수습하진 못했다. 매년 불거진 아티스트들의 부상 및 갑질 논란처럼 지난달 30일, 1일 양일간 녹화된 '아육대'는 과거의 단점을 고스란히 답습했다.
가장 먼저 팬심을 이용한 갑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전 5시 30분에 녹화를 시작하는 '아육대'는 이날 오후 9시까지 중도 퇴장 및 취식을 금지했다. 방청을 신청한 팬들은 14시간이라는 장시간 녹화 강행군을 두고 제작진의 갑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결국 '아육대' 측은 녹화 직전 중도 입장이 가능하며 식사를 위해 중도 퇴장할 수 있다고 변경했다. 여기에 소속사 갑질도 잡음을 더했다. 그룹 스트레이키즈의 소속사 JYP가 현수막 제작비를 팬에게 전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비판을 받았다.
과거 두자릿 수를 돌파하면서 MBC의 명절 예능으로 부상했던 '아육대'의 미래가 밝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아티스트들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주최의 안전불감증도 문제시됐다. '아육대'의 특성상 매년 부상자들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룹 인피니트 멤버 우현과 AOA 멤버 설현 등이 '아육대' 녹화 후 인대 파열을 당했다. 이번 녹화에서도 한 아이돌 멤버가 협찬인 '어글리 슈즈'를 신고 시트지로 구성된 계주 구간을 뛰다가 크게 넘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면서 '아육대'를 향한 목소리들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도 더욱 깊어졌다. '아육대' 녹화에 참여한 가수 김재환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3일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1만 명을 넘어섰다. 누적 확진자는 무려 2,000만 명이다. 앞서 '아육대' 현장에서는 수십 팀의 아이돌 그룹들이 마스크를 미착용한 채 움직이고 뛰어다녔다. 작금의 아이돌들이 가요계 뿐만 아니라 예능, 드라마에서도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육대'가 대규모 확산의 현장이 될 수 있다.
MBC 측의 입장은 매년 유사하다. 참가자들의 부상을 우려해 안전한 진행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발전하지 않은 지금의 현실이 '아육대'의 한계점이다. 이처럼 주최 측인 MBC의 미온적인 대처가 지속된다면 '아육대'의 폐지가 수년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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