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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9유로? 우린 공짜!"…유럽의 뜨거운 대중교통비 할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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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9유로? 우린 공짜!"…유럽의 뜨거운 대중교통비 할인 경쟁

입력
2022.08.03 18: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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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다음 달부터 기차 무료... 12월까지
독일, '대흥행' 9유로 티켓 후속 조치 논의 중
고물가 가계 부담 덜고, 기후 위기에도 대응

유럽에서 대중교통비 깎아주기 경쟁이 한창이다. 독일에서 한 달에 9유로(약 1만2,000원)만 내면 모든 대중교통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 흥행하자, 스페인은 보증금 10유로만 내면 기차를 무제한 탈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았다. 고물가에 시달려온 가계 부담을 덜어주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 기후 위기에도 대응하자는 취지다.

지난 6월 독일 베를린역에 정차한 기차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해당 열차는 발트해를 감상할 수 있는 슈트랄준트역까지 가는데, '9유로 티켓' 판매 이후 부쩍 인기가 높아진 여행지다. 베를린=신은별 특파원

지난 6월 독일 베를린역에 정차한 기차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해당 열차는 발트해를 감상할 수 있는 슈트랄준트역까지 가는데, '9유로 티켓' 판매 이후 부쩍 인기가 높아진 여행지다. 베를린=신은별 특파원


스페인 "기차 무료"… 독일 "할인 더 해달라" 대안 요구↑

스페인 의회는 1일(현지시간) 정부가 제출한 '무료 기차 여행' 계획을 승인했다. 승객이 10유로(약 1만3,334원)의 보증금만 내면 4개월(9~12월) 동안 추가 요금 없이 한 도시 내에서 기차를 마음껏 탈 수 있는 게 골자다.

스페인 정부는 기차로 출퇴근하는 등 '정기 고객'을 위한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4개월 동안 16번만 타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일반 국민도 손쉽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물가 인상으로 고통받았던 국민들에게 교통비 할인 효과를 줘, 가계 부담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페인 통계청은 7월 물가상승률이 10.8%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198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이 계획에 투입하는 예산은 2억100만 유로(약 2,679억7,119만 원) 정도다.

9유로만 내면 모든 교통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 판매 종료를 앞둔 독일도 후속 조치 도입 논의로 뜨겁다. 이 티켓은 8월까지만 판매한다.

일단 '9유로는 너무 싸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월 29~69유로, 연 365유로 등 다양한 대안이 쏟아지고 있다. 연방정부 차원의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북부 독일은 별도 행동에 나설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기차가 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AP·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기차가 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AP·연합뉴스


아일랜드·오스트리아 기후 초점... 한국도 유사 논의

대중교통 할인 정책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있다. 아일랜드는 연말까지 대중교통 요금을 20% 할인해 주는데, 개인 차량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아일랜드 녹색당에 따르면, 전체 교통 중 자가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달한다.

오스트리아도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 이미 하루 3유로면 대중교통을 무료로 탈 수 있는 '기후 티켓'을 도입했다. 룩셈부르크는 2020년 3월 대중교통을 전면 무료화해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유럽 국가들의 할인 경쟁 속, 한국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김성환∙양이원영∙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할인 규모·기간은 다르지만 모두 대중교통 비용을 깎아주자는 게 골자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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