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소위 '잘 되는' 것들에는 이유가 있다. 그리 거창한 비결이 아니더라도, 때로는 이것이 '주류'와 '아류'를 가르는 결정적 한 방이 되곤 한다.
이는 예능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하루가 머다하고 쏟아지는 '예능 홍수'의 시대에서 숏폼 웹예능이라는 태생적 차이를 딛고 맹렬한 화력을 자랑하고 있는 두 예능이 대표적인 예다.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이하 '차린건 쥐뿔도')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이하 '튀르키예즈')가 잘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차린건 쥐뿔도' '튀르키예즈'...분명한 성공 포인트 있었다
'차린건 쥐뿔도'와 '튀르키예즈'의 전반적인 콘셉트는 분명 다르지만, 두 프로그램 사이에는 눈에 띄는 공통점들이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다른 예능과 차별화 되는 이들만의 '성공 포인트'였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각 프로그램을 이끄는 MC 이영지와 이용진의 진행 스타일에 있다. 대중적 인지도와 호감형 이미지를 갖춘 두 사람의 역할은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상당한 공을 세웠다. 유쾌한 매력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게스트들의 허를 찌르되 결코 선을 넘지 않는 개그 스타일 역시 MZ세대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포인트였다.
연출진들의 역량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예능 시장, 특히나 여느 예능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웹예능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들은 적극적인 '쌍방향 소통'에 나서며 고정 시청층의 충성도와 참여도를 높였다. 숏폼 웹예능은 태생적 특성 탓에 TV 예능보다 상대적으로 시청자들의 이탈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시청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 즉각적인 피드백에 나서는 방식으로 시청자들과의 유대감을 쌓았고, 고정 팬층을 확보하며 시청자 이탈에 대한 리스크를 눈에 띄게 줄였다.
지난 6월 '터키즈 온더 블럭'이 '튀르키예즈 온더 블럭'으로 과감하게 제목을 바꾼 것도 비슷한 사례다. 최근 터키가 국호를 튀르키예로 변경한 가운데, 시청자들은 '터키즈 온더 블럭' 역시 새 국호인 튀르키예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 섞인 의견들을 제시한 것이다. 당시 '터키즈 온더 블럭'은 방송 50회를 훌쩍 넘긴 상황으로, 갑작스러운 국호 변경에 프로그램 명을 바꾼다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쏟아지는 구독자들의 의견 속 제작진은 결국 제목 변경 여부를 두고 투표를 진행했고, 해당 투표 결과에 따라 곧바로 제목을 '튀르키예즈 온더 블럭'으로 변경하는 결단을 내려 이목을 끌었다. 프로그램의 인지도와 직격된 상황에서 구독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 제작진의 결정은 결국 이들에게도 득이 됐다. 오히려 '튀르키예즈 온더 블럭'은 제목 변경 비화가 화제를 모으며 또 한 번 홍보 효과를 누렸고, 기존 구독자들에게는 '적극적 참여를 통한 프로그램 방향성 결정'이라는 심리적 소속감을 주며 한층 충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컴백 등 홍보 시기에 발맞춰 다양한 스타들이 출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홍보성 코멘트보다는 'TMI'에 가까운, 그러나 재미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어느 연예 정보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만날 수 있는 구태의연한 이야기 대신 '진짜 팬들이 궁금해 할 만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은 이들이 각 게스트에 대해 상당한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첫 방송 이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두 프로그램의 인기가 뜨거운 이유는 이들이 갖춘 여러가지 요소들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빚어낸 덕분으로 해석된다. 날로 치열해지는 예능 경쟁 속 이유있는 이들의 고공행진은 앞으로 많은 예능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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