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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무대에서만큼은 '배우' 양지은·홍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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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무대에서만큼은 '배우' 양지은·홍지윤입니다

입력
2022.08.04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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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뷔 '미스트롯2' 출신 가수 양지은·홍지윤
차지연·이자람 등과 '서편제' 송화 역 맡아
"'트로트 가수' 틀 안에 갇혀 활동하지 않을 터"
"송화는 고통 이겨내며 소리 찾아가는 강인함 상징"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송화를 맡은 트로트 가수 양지은(왼쪽)과 홍지윤이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송화를 맡은 트로트 가수 양지은(왼쪽)과 홍지윤이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트로트계에 새 바람을 일으킨 것처럼 뮤지컬계에서도 새로운 별이 될 수 있을까.

오는 12일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하는 '서편제' 주인공 송화로 뮤지컬에 데뷔하는 '미스트롯2' 출신 가수 양지은(32)과 홍지윤(27)은 "연습을 하면 할수록 더 어렵게 느껴진다"면서도 눈빛엔 자신감이 묻어났다.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관객이 우리 소리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이청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소리꾼 가족의 삶을 다룬 뮤지컬 '서편제'는 팝, 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어우러진다. 물론 중심은 판소리다.

일견 두 사람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단기간에 주목받는 가수가 된 듯 보이지만 10대 때부터 국악의 길을 걸어 온 깊은 내공의 소유자들이다. 눈까지 멀어가며 소리를 완성하는 송화만큼은 아니어도 스타 반열에 들기까지 꽤나 험난한 여정을 거쳤다.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송화를 맡은 트로트 가수 양지은이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송화를 맡은 트로트 가수 양지은이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중학교 때 판소리에 입문한 양지은은 2010년 아버지에게 신장 이식을 하면서 수술 후유증으로 한동안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홍지윤은 국악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 성대 낭종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치료를 받던 중 아이돌 제의를 받았다. 이후 다리 신경이 눌리는 부상을 입어 아이돌 연습생도 그만둬야 했다. 그래서 런스루(run-through·실제 공연처럼 중단 없이 하는 연습)가 한창인 요즘 두 사람은 연습 때마다 오열하다시피 눈물을 쏟는다고 했다. 양지은은 "송화는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 자기 소리를 갖기 위해 고통을 이겨내는 강인한 캐릭터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지난해 3월 '미스트롯2'에서 입상한 이들은 관객과 직접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더욱이 무조건적으로 지지해 주는 팬이 객석을 채우는 콘서트와 달리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뮤지컬 팬과의 대면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홍지윤은 "무대에 선 순간만큼은 관객이 '이 사람이 가수가 아닌 진짜 배우로서 뮤지컬 연기를 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송화를 맡은 트로트 가수 홍지윤이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송화를 맡은 트로트 가수 홍지윤이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두 사람은 오랜 기간 국악을 공부했고 불과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트로트 가수로 스타덤에 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만 이번 공연을 계기로 향후 행보는 달라질 듯하다.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이기도 한 양지은은 '서편제' 출연을 계기로 국악 공부에 다시 매진하고 있다. 한때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수강료를 걱정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스승인 김순자 명창에게 강습비 외에 선물도 종종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흥보가' 완창도 조금씩 다시 준비 중이다. 양지은은 "국악을 더 해야 하는 운명인가 싶어 국악 경연대회 출전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가수뿐만 아니라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싶은 홍지윤은 "항상 내 안의 틀을 깨고 싶었는데 '서편제'가 내 도전 욕구를 일깨워 줬다"며 "다음에는 밝은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소리꾼 이자람이 송화 역을 맡은 뮤지컬 '서편제'의 2017년 공연 모습. CJ ENM 제공

소리꾼 이자람이 송화 역을 맡은 뮤지컬 '서편제'의 2017년 공연 모습. CJ ENM 제공

두 사람은 '트로트 가수'라는 직업군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싶지 않다. 홍지윤은 "굳이 힙합 가수, R&B 가수라고 장르를 나눠 호칭하지 않는 분위기인데도 우리는 늘 트로트 가수로 불린다"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전진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양지은은 "뮤지컬 첫 도전에 연기적으로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음악적으로는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트로트도, 뮤지컬도 가볍게 접근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뮤지컬 '서편제'는 원작 저작권 사용 기간 만료로 2010년 초연 버전의 재공연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송화 역은 이자람, 차지연, 유리아, 홍자, 양지은, 홍지윤까지 6명의 배우가 나눠 맡는다.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송화를 맡은 트로트 가수 양지은(왼쪽)과 홍지윤이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송화를 맡은 트로트 가수 양지은(왼쪽)과 홍지윤이 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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