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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후 붓고 아픈 '림프부종' 극복 가능성 열어

입력
2022.08.0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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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팔다리’로 불리는 림프부종 환자가 국내에서만 1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끼리 팔다리’로 불리는 림프부종 환자가 국내에서만 1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몸에는 혈관과 나란히 온몸을 순환하는 림프관이 있다. 림프관은 노폐물이 흘러가는 통로다. 정거장 역할을 하는 림프절이 겨드랑이와 골반, 서혜부(사타구니)에 있으면서 우리 몸에서 생기는 노폐물을 청소하고 면역 기능도 담당한다.

림프액이 흐르는 림프관이 망가지면 림프액이 혈관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팔ㆍ다리 등에 고여 퉁퉁 붓는다. 이 때문에 '코끼리 팔다리'로 불리기도 한다. 복부ㆍ목ㆍ머리ㆍ얼굴ㆍ눈 등에도 생길 수 있다. 이를 ‘림프부종’이라고 한다.

암에 걸렸는데 림프절까지 전이되면 전이된 림프절까지 절제하고 재발을 줄이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시행해도 림프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암 치료 후에도 림프부종은 암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적절한 예방이나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손상된 림프 흐름을 회복시키는 인공 구조물을 개발해 림프부종 극복 가능성이 커졌다.

전재용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와 의공학연구소 천화영 박사팀은 림프 절 절제술로 림프 흐름이 끊어진 소동물 모델에 인공 구조물 ‘림프 채널 시트’를 이식한 결과, 끊어진 림프 흐름이 성공적으로 회복됐으며 부종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림프 채널 시트가 단순히 림프 흐름을 회복시켰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림프관이 만드는 데도 기여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단절된 림프 흐름을 지속하는 통로 역할과 림프관 신생을 위한 지지대(스캐폴드) 역할을 하는 림프 채널 시트를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 후 새로운 치료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임상 연구도 준비 중이다.

림프 채널 시트는 미세 유체 통로를 포함하는 2차원 구조물로 단절된 림프관 사이를 이어주도록 만들어졌는데, 기존 기술보다 비교적 쉽게 시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어깨 림프절(상완 림프절)이 제거된 소동물 모델에 림프 채널 시트를 이식하고 방사선 치료 상황을 재연했다.

상완 림프절은 팔 림프 흐름이 모이는 곳으로, 손과 팔 전체에서 발생하는 림프액을 모아 몸 안쪽 겨드랑이 림프절(액와부 림프절)까지 전달해 림프 흐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면 절제된 림프관은 탄성에 의해 말려 림프관 재생과 회복이 매우 어렵고, 방사선 치료로 그 주변 림프 조직까지 손상되면 림프 순환 단절이 생겨 림프부종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림프 채널 시트를 이식 후 확인한 결과, 상완 림프절을 지나는 림프 흐름이 이식된 림프 채널 시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첨단 형광 림프 조영술을 통한 비침습적인 방법으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

또한 림프절이 절제된 소동물 모델과 림프절 절제 후 림프 채널 시트를 이식한 소동물 모델의 부종 변화를 8주간 비교 관찰 결과, 시트 이식 모델에서는 2주 차부터 부종이 유의미하게 감소해 7주 후 정상 회복한 것을 확인했다.

림프절 절제 모델은 이식 모델보다 부종이 감소되지 않았고, 정상치로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이식한 림프 채널 시트 내부를 조직 검사한 결과, 시트 내부 채널을 따라 미세 혈관 및 미세 림프관이 새로 만들어진 것을 확인했다.

림프 채널 시트가 림프 흐름이 단절된 상황에서 림프 흐름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림프관 재생을 돕는 환경을 제공한 것이다.

전재용 교수는 “림프순환장애는 유방암을 포함한 여성 암 환자들이 많이 호소하는 수술 후유증이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예방ㆍ치료법이 부족하다”며 “이번 연구가 재생의학 측면에서 림프순환장애의 획기적인 새로운 예방 및 치료 전략 확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생명공학 및 중개의학(Bioengineering &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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