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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반복' 플라스틱 순환 위해 필요한 건...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해야"

입력
2022.08.03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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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박사의 쓰레기 이야기]

편집자주

그러잖아도 심각했던 쓰레기 문제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생태계 파괴뿐 아니라 주민 간, 지역 간, 나라 간 싸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쓰레기 박사' 의 눈으로 쓰레기 문제의 핵심과 해법을 짚어보려 합니다.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의 저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한국일보>에 2주 단위로 수요일 연재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플라스틱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지만 사용해야 한다면 최소한 환경에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한다. 투기돼 미세 플라스틱으로 돌아다니는 게 제일 염치없고, 타면서 온실가스를 내뿜는 게 그다음 민폐다. 플라스틱은 다시 자원으로 순환되는 것을 전제로 사용되어야 한다. 원료로 무한 반복 사용되는 플라스틱 순환경제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품질 재생원료를 만들려면 우선 만들 때부터 잘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여러 재질을 겹친 복합 재질 비닐로는 제대로 된 재활용을 할 수 없다. 재질은 단순화시키면서 기능은 높이는 생산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재활용 기술과 산업도 제대로 발전해야 한다. 플라스틱을 반복 재활용하려면 녹여서 원료로 재생하는 물리적 재활용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소비자가 아무리 깨끗하게 배출하더라도 각종 첨가제와 표면에 잔류하는 미세 오염물질로 인해 한 번 녹일 때마다 재생원료의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리적 재활용으로는 한계... 주목받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

순수한 원료만을 추출할 수 있는 재활용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물리적 방법을 보완하는 것으로 화학적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플라스틱을 열로 분해해서 기름을 뽑아내는 열분해 기술도 그중 하나다. 유기용제 정제나 화학적 분해 등 플라스틱 내 이물질을 제거하고 순수 원료를 추출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 아직 기술이 성숙되지 않았고 들어가는 에너지에 비해 회수할 수 있는 원료가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기존에 비해 깨끗한 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리적 재활용 방법을 우선하되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받쳐줘야만 플라스틱 순환경제로 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열분해 방법으로 플라스틱을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플라스틱을 분해해 다시 플라스틱으로 만들려면 깨끗하게 잘 선별된 쓰레기를 투입해야 한다. 단일 재질 위주의 제품을 만들고 깨끗하게 분리배출해야 하는 앞 단계의 노력 없이 기술만으로 모든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는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

재활용 산업 투자 늘어야... "정부와 대기업 관심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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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산업이 선진화되고 기술 생태계가 다양해지려면 재활용 산업에 대한 투자가 지금보다 훨씬 커져야 한다. 시설의 대형화도 불가피하다. 현재의 영세한 재활용 업체들이 힘을 합쳐 규모를 키우는 내부 구조개선 작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재정적 지원도 필요하고, 대기업의 투자를 통해 재활용의 외연을 넓히는 과정도 중요하다.

물리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 기술의 조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역할분담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각자의 이익이 충돌하는 갈등을 넘어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도 재활용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갈등조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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