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주문 급증에 트럭·시설 확충
"더욱 실질적이고 과감한 조치 필요"
20년 안에 '탄소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탄소 배출량을 40%나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이용이 폭증하면서, 이 수요를 맞추기 위한 설비 투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배출하는 탄소만큼 대기의 탄소를 포집해 실질 배출량 제로(탄소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아마존 사례에서 보듯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아마존이 1일(현지시간) 발간한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총 7,154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정보기술(IT)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이는 가스발전소 180곳에서 1년간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고 한다. 2020년 배출량과 비교하면 18% 늘어난 것으로, 아마존이 탄소 배출량을 처음 공개한 2019년보다는 무려 40%나 증가한 수치다.
탄소 배출량이 이처럼 증가한 데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소비자들은 대면 쇼핑 대신 온라인 쇼핑을 늘렸는데, 이는 아마존의 매출뿐 아니라 탄소 배출량까지 증가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아마존은 폭증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트럭·항공기 등 운송 수단을 늘렸고, 많은 주문량을 처리할 물류 시설도 대폭 확충했으며, 많은 접속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투자도 늘렸다.
그동안 아마존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아마존은 2040년까지 탄소 제로를 실현하겠다는 목표 아래 2020년 약 2,000만 건이었던 무공해 차량 이용 배송을 지난해 1억 건까지 늘렸고, 주문 처리 시설 115곳의 옥상에 태양열 발전시설을 설치해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 내 6만여 대로 추정되는 배송 차량을 2030년까지 모두 전기차로 바꾸기 위해 전기차 업체 리비안에 10만 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도 탄소 배출량이 늘어난 것인데, 더 버지는 "아마존이 탄소 배출을 완전히 없애는 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탄소 제로를 실현하려면 더 실질적이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실제 올해 초 비영리단체 신기후연구소(NCI)와 탄소시장감시(CMW)는 글로벌 기업들이 순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넷제로)고 했지만, 이행 계획의 구체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탄소 중립을 약속한 애플 구글 아마존 등 25개 기업의 감축 계획을 뜯어보니, 공언한 것처럼 100% 감축이 아니라 평균 40%만 감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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