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플랫폼 이용자 감소세
1월 3,026만 명→4월 2,686만 명
국내 토종 OTT 직격탄...시장재편 가속
티빙·시즌 통합 이어 왓챠 매각설 솔솔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OTT 업계가 예상치 못한 급제동에 휘청거리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극장에 이어 TV까지 집어삼킬 기세였으나, 올해 들어 구독자가 정체를 넘어 확연한 감소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토종 OTT업체들은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는 모양새다.
31일 시장분석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월 국내 주요 OTT 플랫폼 7개(①넷플릭스 ②웨이브 ③티빙 ④쿠팡플레이 ⑤디즈니플러스 ⑥시즌 ⑦왓챠)의 '모바일 사용자' 수는 2,686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1월 3,026만 명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 340만 명의 유료 회원이 줄어든 것이다. 여름휴가철을 지나 하반기 이후에는 사용자 수가 더 가파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해외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글로벌 업계 1위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유료 구독자가 20만 명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는 97만 명이 줄었다. 11년 만에 처음 겪는 구독자 감소세다.
"예상보다 가파른 감소세"...시장재편 불가피할 듯
사실 이 같은 구독자 감소는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국내의 경우 유료 회원이 인구 절반 이상을 넘어서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이 늘면서 가입자 정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도 무게가 실렸다.
문제는 감소세가 예상보다 빠르고 가파르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OTT가 거스를 수 없는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시장의 파이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쿠팡이나 애플TV 등 새로 시장에 뛰어드는 후발주자들도 적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OTT업체들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독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이 급성장한 만큼 성장 엔진이 빠르게 소진돼 예상보다 빨리 구조조정 시점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기존에 가입한 OTT 중 2, 3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구매 패턴이 바뀌고 있다.
티빙·시즌 통합 이어 '왓챠 매각설' 솔솔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은 2, 3위권 밖에 있는 업체들이다. 특히 넷플릭스나 디즈니, 애플과 같은 거대 자본의 지원을 받기 힘든 국내 토종 회사들은 사실상 생존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토종 업체 왓챠는 희망퇴직을 받으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시장에선 매각설까지 돌고 있는데, 회사 측은 "다양한 투자 확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부인한 상태다.
다른 회사들은 ①OTT플랫폼 간 통합을 통한 가입자 수 지키기와 ②통신사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KT의 OTT플랫폼 시즌과 CJENM의 티빙은 올해 12월까지 통폐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 수가 약 531만 명으로 늘어 현재 토종 OTT플랫폼 1위인 웨이브의 433만 명을 앞지르게 된다.
통신사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통신사 요금제에 따라 OTT플랫폼 응용소프트웨어(앱)를 기본 설치 앱으로 제공하고, OTT이용권도 무료로 제공한다. 티빙은 기존 KT에 이어 LG유플러스와도 요금제 협업을 진행키로 했고, 웨이브는 SK텔레콤과 요금제 결합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OTT업계 숙원 과제였던 '자체등급분류제'를 도입하는 등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자체등급분류제는 콘텐츠 연령등급 등을 OTT플랫폼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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