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 전쟁 포로 수감돼 있는 교도소 폭격 의혹
러시아·우크라 '진실 공방'… 우크라 검찰 조사 착수
우크라이나군 전쟁 포로가 수감돼 있는 러시아 점령지 내 수형시설에 우크라이나군이 미사일을 발사해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러시아 측 주장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즉각 부인했다. 나아가 러시아의 자작극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번 공습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올레니우카에 있는 교도소를 폭격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40명이 숨지고 75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올레니우카는 도네츠크 중심부에서 남서쪽으로 20㎞ 떨어져 있는 마을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이 통제하고 있다. 올레우니카 교도소에는 러시아군에 맞서 80일 넘게 고립된 채 싸우다가 투항한 남서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전사들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의도적으로 유혈 도발을 감행했다”며 “자국 군인들을 위협하고 포로가 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사망자가 53명으로 더 늘어났다며 새로운 집계 수치도 내놨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러시아 측 주장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CNN방송은 “러시아와 친러 반군 측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짧은 영상에서 폭격으로 부서진 건물과 시신 등을 볼 수 있었지만 영상이 촬영된 위치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도 “이번 공습은 러시아군이 저질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우크라이나군 참모총장은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은 올레니우카에 미사일 공격을 하지 않았다”며 “민간 기반시설, 특히 전투원을 포로로 억류할 가능성이 있는 곳에 포격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했다는 의혹은 명백한 거짓말이자 도발”이라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 전쟁범죄 혐의를 씌우고, 포로 고문 및 처형 사실을 은폐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올레니우카 교도소 폭격과 관련해 전쟁범죄 혐의 조사에 나섰다. 검찰은 성명에서 “점거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구금하는 시설을 마련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포로를 수용한 교정시설을 포격함으로써 또다시 끔찍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며 “모든 동맹국들은 러시아를 테러국가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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