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음식점업 소비 호황이나 안심 일러
코로나19 재유행·고물가, 소비 제약 가능성
정부 "7월 물가, 6월 이어 6%대 전망"
물가 상승,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소매판매(소비)가 24년여 만에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소매판매에 잡히지 않는 숙박·음식점업 소비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호조이나 안심하긴 이르다.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다 고물가까지 겹쳐 숙박업소, 식당을 찾는 사람이 줄 수 있어서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는 전월 대비 0.9% 떨어졌다. 소비는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는데,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2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소비는 통상 온라인 상점,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재화를 얼마나 구매했는지를 측정한다. 6월만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가 2.3%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6월 초·중순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차량 인도 지연 등이 승용차 소비를 제약했다.
오락·취미 및 경기용품을 포함한 준내구재 소비 역시 0.9% 감소했다.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와 잦은 비로 야외 활동을 하기 어려워지자 골프 등 스포츠 용품 판매가 줄었다. 아울러 가정에서 먹기 위해 사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도 0.3% 감소했다.
물론 소매판매 부진만을 놓고 전체 소비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서비스업생산에 포함되나 실질적으로 소비 지표라고 볼 수 있는 숙박 및 음식점업이 △4월 11.3% △5월 4.3% △6월 1.7% 증가 등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서비스업은 4월 말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전후로 여행, 회식 수요가 크게 늘면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6월 소매판매 감소는 물가 상승, 금리 인상으로 소비 심리가 다소 위축된 데 따른 영향도 있다"며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까지 고려하면 전체 소비는 개선 흐름"이라고 말했다.
다만 숙박 및 음식점업을 위협하는 요인도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98일 만에 10만 명(27일)을 넘는 등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식당, 숙박업소, 주점 수요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로 오른 가격을 보고 놀라 소비가 줄어드는 '스티커 쇼크'도 복병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다음 주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는 장마·폭염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6월에 이어 6%대 상승률을 보일 전망"이라며 고물가가 지속될 것을 예고했다.
소비와 달리 6월 전 산업 생산은 0.6% 늘어나면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이 지난해 12월(3.5%) 이후 최대 폭인 1.8% 뛰면서 전 산업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설비투자도 전월보다 4.1% 늘면서 5월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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