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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속 식량난에 부각된 ‘농슬라’

입력
2022.07.30 08:00
수정
2022.07.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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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익사 직전, 14세 소년 살린 드론
[아로마뉴스(7)] 7.25~30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농슬라, 농업 생산성 향상 및 탄소 저감 효과까지 기대

미국 중북부 미네소타주에서 콩과 옥수수를 4대째 재배 중인 더그 님스는 요즘 달라진 생활에 만족한 듯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2,000에이커(8,094㎡·약 244만8,000평) 규모의 경작지를 홀로 육중한 농기계에만 의지해 관리해야 했던 답답함에서 벗어난 해방감이 컸다. 최첨단 성능의 자율주행 스마트 트랙터를 만나면서다. 우선 원거리에서도 스마트폰 응용소프트웨어(앱) 실행으로 농기계 연료나 작업해야 될 경작지 면적까지 확인 가능한 재주부터 비상했다. 경작지 주변의 미확인 물체 발견 시, 스마트폰에 전송해 줄 경고음은 24시간 대기 상태였다. 360도 장애물을 0.1초 단위로 파악하고 거리 측정까지 충분한 6쌍의 스테레오 카메라와 위성항법장치(GPS) 등이 내장된 덕분이다. 이에 따라 비축된 그의 체력은 또 다른 사업 구상의 밑거름으로 배정됐다. 그는 “농부들은 꽤 전통적이지만 한 번 (자율주행 트랙터를) 사용하면 수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 인생도 전환점에 온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박람회로 열렸던 'CES 2022'에 3분35초 분량으로 공개된 동영상 속 스토리다. 세계 최대 농업용 중장비 업체인 미국 디어&컴퍼니의 완전자율주행 트랙터 ‘8R’에 대한 소개 영상 줄거리다. 이 트랙터는 ‘농슬라(농기계와 미국 자율주행업체 테슬라의 합성어)'란 별명도 얻었다. 전 세계 농기계 시장에서 30%대 점유율을 확보한 디어&컴퍼니의 존 메이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CES 2023’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4대째 콩과 옥수수를 재배 중인 더그 님스는 "자율주행 스마트 트랙터를 이용하면서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 것 같다”고 전했다. 유튜브 캡처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4대째 콩과 옥수수를 재배 중인 더그 님스는 "자율주행 스마트 트랙터를 이용하면서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 것 같다”고 전했다. 유튜브 캡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야기된 지구촌 식량난과 더불어 최신 기능의 농기계 분야가 ‘신시장(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밀 거래량의 30%를 책임진 양국의 전쟁이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이 블루오션의 가치는 한층 더 배가된 양상이다. 실제 양국의 전쟁에서 비롯된 글로벌 ‘애그플레이션’은 최근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애그플레이션은 곡물 가격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을 일컫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2.3% 상승한 179.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15년 1월 당시 기록했던 178.9포인트 이후, 최고치다.

이 가운데 지난 25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서 발표한 ‘농기계 산업으로 확대되는 미래차 기술’ 보고서는 예사롭지 않게 읽혔다. 이 보고서에선 “미래차 기술의 농기계 적용이 농업 생산성 개선과 탄소 배출 저감의 대안으로 부상 중이다”고 밝혔다. 농기계에 자율주행과 전동화 기술을 적용하면 노동집약적인 농업의 생산성 제고와 농산물 생산 시 파생되는 탄소 배출 저감까지 기대하면서 친환경 농업으로의 전환도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트랙터와 수확기 중심의 글로벌 농기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994억 달러(약 130조2,000억 원)에 달한 가운데 연평균 4% 성장세로 2027년엔 1,260억 달러(약 166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농기계 시장 규모는 약 2조3,000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여름철 존재감 보여준 드론, 해수욕장에선 식료품 배송 ‘척척’

거친 파도에 14세 소년은 좀처럼 몸을 가누지 못했다. 사실상 생명까지 위태로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으로 보였다. 이때 하늘에선 약속이라도 한 듯, 갑자기 노란색의 구명조끼가 떨어졌다. 소년은 가까스로 구명조끼에 몸을 의지했고 그사이 도착한 구조대원에게 극적으로 구출됐다. 최근 스페인 사군토 해변에서 포착된 모습을 담은 이 유튜브 영상은 누리꾼들에게 화제가 됐다. 특히 이 소년에게 구명조끼를 전달해 준 생명의 은인이 무인항공기(드론)란 점에서 네티즌들의 이목이 쏠렸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구조용 드론 조종사는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상태가 매우 나빠져서 물에 떠 있을 기력조차 없는 아이였다”며 “그래서 드론으로 구명조끼를 건넸고 제트스키를 타고 도착하는 동안 소년이 물에 뜨게 할 수 있었다”고 긴박했던 장면을 떠올렸다. 스페인 정부에선 올여름 자국 내 유명 해변 곳곳에 30여 명의 드론 조종사를 파견, 이용객들의 ‘안전 파수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드론이 여름철 해수욕장의 특급 안전 도우미로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안전 요원을 대신해 현장맞춤형 인명 구조 활동으로 존재감을 뽐내면서다.

해상 사고 현장에서 드론의 활용도는 높다. 우선 상공에서 사고자를 빠르고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데다, 접근성도 뛰어나다. 최대한 가까운 사고지점으로 이동, 구명조끼 등을 건네주고 구조에 필수적인 ‘골든타임’까지 벌어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구조 요원이 직접 위급한 사고 현장에서 행하기 어려운 미션 수행도 원활하단 얘기다.

최근 스페인 사군토 해변에선 14세 소년이 거친 파도에 익사 직전까지 갔지만(맨 왼쪽) 사고 지역으로 날아온 드론에 구명조끼를 건네받고(가운데) 구조에 필요한 ‘골든 타임’을 확보, 그사이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에게 극적으로 구출됐다. 유튜브 캡처

최근 스페인 사군토 해변에선 14세 소년이 거친 파도에 익사 직전까지 갔지만(맨 왼쪽) 사고 지역으로 날아온 드론에 구명조끼를 건네받고(가운데) 구조에 필요한 ‘골든 타임’을 확보, 그사이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에게 극적으로 구출됐다. 유튜브 캡처

국내에선 강원 강릉 시내 경포 해수욕장이 드론 인명구조대를 운영 중이다. 이 구조대는 상공에서 순찰과 함께 익수자를 발견하는 정찰 드론과 현장에서 구명장비를 익수자에게 전달, 골든타임까지 확보해 주는 구조 드론으로 구성됐다. 영상 녹화와 사진 촬영 기능을 갖춘 드론의 경우, 백사장에서 금지된 취사와 흡연 감시도 가능하다.

앞서 코로나19로 시달렸던 지난해 여름, 경포 해수욕장에 투입된 드론은 백사장 상공에서 실시간 발열 환자를 색출하면서 주어진 방역 임무도 충실하게 이행했다.

올해부터 주문 음식 배달용으로도 활용되면서 드론의 쓰임새는 갈수록 확장일로다. 강원도와 동해시는 지난 28일부터 국내 한 업체와 더불어 동해 망상오토캠핑리조트 및 망상해수욕장 상점을 연결한 드론 배송 시범 서비스에 착수했다. 국내 해수욕장에서 드론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 달 동안 진행될 이번 드론 음식 배송 서비스 이용료는 무료다. 망상해수욕장 상가에서 드론이 출발하면 도착지인 망상오토캠핑리조트 및 기곡해수욕장 인근 덱까지 배송 물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형태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해수욕장 피서객이 식사나 간식을 위해 무더위 속에 500m∼2㎞ 거리를 이동해야만 했던 불편함도 덜어줄 전망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자율비행 드론 배송 시범사업을 통해 기업은 드론 배송 관련 경험을 축적하고 도에선 주민 수용성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중·대형 드론 배송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해 관련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 이슈365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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