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 교환 제안...외무장관 회담도 개최
거물급 무기상 '빅토르 부트'가 교환 카드
부트, 영화 '로드 오브 워' 실제 모델로 알려져
미국이 미 교도소에 복역 중인 러시아 무기상을 내줄 테니, 러시아에 붙잡혀 있는 여자 프로농구 스타와 전 미군 해병대원을 풀어 달라고 러시아에 제안했다.
미국이 1:2 교환을 제안한 러시아 무기상은 그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졌을 정도로 거물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대국과의 포로나 인질 교환 협상에 부정적인 미국이 러시아에 이 같은 제안을 먼저 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수일 안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 우크라 침공 이후 처음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수감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32), 전 미군 해병대원 폴 휠런(52)과 미국에 수감 중인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55)를 맞바꾸자고 지난달 러시아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올림픽 금메달 2관왕인 그라이너는 수년간 오프시즌에 러시아팀 UMMC 에카테린부르크에서 활동했다. 그는 지난 2월 미국에서 2주간 휴가를 보낸 뒤 러시아에 입국하다 마약 밀반입 혐의로 모스크바 공항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다. 기업 보안책임자인 휠런은 2018년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2020년 16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테러단체나 적대국과의 협상을 통한 인질·구금자 교환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 온 미국이 먼저 이 같은 제안을 하고 나서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여론의 관심을 받는 그라이너 선수의 조기 귀국길이 맡기자, '구금자 교환' 카드를 먼저 꺼낸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그라이너와 휠런을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몇 주 전 러시아에 중요한 제안을 했다”며 “수일 안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수장이 회담을 갖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월 24일)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구금자 교환 외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양국 간 대화도 이뤄질 전망이다.
2008년 태국서 붙잡힌 빅토르 부트... 영화 '로드 오브 워' 실제 모델
미국이 교환 카드로 내놓은 무기상 빅토르 부트의 과거 행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옛 소련의 일부였던 타지키스탄 출신인 부트는 1990년대부터 항공 수송업을 하면서, 소련 붕괴 이후 관리가 허술해진 무기와 항공기를 전 세계 분쟁지역에 팔던 무기 암시장의 큰손이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알카에다 등이 그의 주요 거래처로, 무기 암시장에선 '죽음의 상인’(Merchant of Death)으로도 불렸다.
그는 콜롬비아 좌익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 무기를 판매하려 한 혐의 등으로 2008년 태국에서 체포됐다가 2010년 미국으로 송환됐다. 2012년 징역 25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일리노이주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2005년 개봉한 니컬러스 케이지 주연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 부트로도 알려져 있다. 이 영화는 우크라이나에서 사라진 무기를 세계의 독재자와 전쟁광에게 팔아넘기는 무기 밀매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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