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원스포츠 대표로 농구계 컴백
"예능하면서도 항상 돌아가고 싶었어"
팀 홍보, 농구 발전 위해 예능 계속 출연
“언제든 농구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는데 불러주는 팀이 없어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던 ‘농구 대통령’ 허재(57) 전 대표팀 감독이 4년 만에 코트로 돌아온다. 다만 익숙했던 사령탑 자리가 아닌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 대표라는 어색한 직함을 달고 공식 석상에 섰다.
허재 스포츠 총괄 대표는 28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데이원스포츠 프로농구단 창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나 3년 넘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도 농구계로 가고 싶은 마음은 계속 있었다”며 “그런데 정작 불러주는 팀이 없었고, 마침 새로 창단하는 데이원이 불러줘 어느 때보다 기뻤다”고 말했다.
데이원스포츠는 아직 베일에 가려진 팀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사지만 다른 구단과 달리 모기업에 전적으로 운영 예산을 지원받지 않고 프로야구 히어로즈처럼 네이밍 스폰서 등을 도입해 예산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구단 운영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연간 50~60억 원에 달하는 구단 운영 예산을 데이원스포츠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허 대표는 “구단 운영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많이들 궁금해하는데 앞으로 지켜봐 주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자리가 청문회처럼 죄짓고 앉아있는 기분이 들면 안 되니까 관련 질문은 피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함께 자리한 박노하 경영 총괄 대표는 “예산 계획은 향후 4년까지 잡아놨다”며 “1년 전부터 네이밍 스폰서 기업과 얘기를 마쳤고, 8월25일 창단식 때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허 대표는 구단의 인지도와 인기를 높이기 위해 예능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출연 중인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도 농구단 관련 내용을 찍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방송만한 홍보가 없다”면서 “데이원이라는 팀과 프로농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섭외가 안 오더라도 직접 출연 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팀 전력 강화를 위해 첫째 아들 허웅(KCC) 영입을 고려했던 일화도 털어놨다. KCC 감독 시절이었던 2014 신인드래프트에서 허 대표는 4순위를 뽑아 허웅을 지명할 수 있었지만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 고려대 출신 김지후를 선발한 바 있다. 당시 아들을 외면하자 아내와 이혼 도장을 찍기 전까지 갈 정도로 후폭풍이 심했다는 게 허 대표의 설명이다.
다만 이번엔 아들에게 우선적으로 선택권이 있어 상황이 달랐다. 허 대표는 “참 아들과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면서 “사실 FA로 영입 욕심이 났지만 전성현이 더 좋겠다는 김승기 감독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랐다”고 했다. 이어 “이번엔 (허)웅이가 선택권을 갖고 직접 팀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 신인드래프트 때와 달리 (가정 내) 마찰은 없었다”면서 “고액 연봉(7억5,000만 원)도 받았기 때문에 가정이 편안하다”고 웃었다.
아들 얘기에 허 대표는 2025년에 FA 자격을 얻는 둘째 허훈(상무)에게로 시선이 향했다. 4년 계약을 한 김 감독이 “3년 뒤 우승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하자 허 대표는 “3년 뒤를 본다는 건 둘째를 데려오겠다는 건데…(영입이) 쉽진 않을 않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허 대표는 마지막으로 “오랜 만에 농구계로 왔기 때문에 시간이 되는 대로 홈이든, 원정이든 경기장에 나가서 챙겨볼 것”이라며 “주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훌륭한 팀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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