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 '헌트'로 감독 데뷔
배우 출신 감독을 향한 긍부정적 시선은 늘 동시에 존재한다.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배우가 감독으로 나서 진두지휘한다는 점에 대한 기대감과 배우가 연출을 얼마나 잘 하겠냐고 낮잡아 보는 양가적 시선이 있는 것이다.
지금껏 많은 배우들이 메가폰을 잡고 감독에 도전했다. 하지만 결과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유의미한 성과로 의미 있는 도전이라는 평을 얻은 이들도 있다.
이정재가 연출한 '헌트'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바 있다. 이 영화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헌트'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이정재는 "연기자 생활을 하다 보니, 연출을 하더라도 연기자분들이 돋보이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있다"고 털어놨다.
"연기자분들이 어떻게 하면 돋보일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했다"는 그는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 개개인의 장점, 색깔 이런 부분을 잘 극대화시키고 본인만이 갖고 있는 매력을 충분히 스크린에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헌트'에서 이정재는 정우성과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한 작품으로 만나 화제가 됐다. 이미 연출 경험이 있는 정우성은 존재만으로도 이정재에게도 큰 힘이 됐을 터다.
앞서 지난 2019년 10월 개봉한 '82년생 김지영' 연출을 맡은 김도영 역시 배우 출신 감독이다. 그는 장편 연출에 도전한 소감을 밝히며 "가장 큰 힘은 배우와 연기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다. 저만의 관점과 노하우가 있는 게 큰 무기이자 수단"이라고 자신감을 표한 바 있다.
주연을 맡은 공유는 "감독님이 배우를 하셨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자기 시선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잘 아는 것 같다. 본인이 카메라 위치에서 그 공간에서 들어오는 걸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배우의 입장을 이렇게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다"면서 "당연히 캐릭터가 중요하지만 프레임 안에 갇히는 느낌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19년 전인 2005년 10월 개봉한 '오로라공주'도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 중 하나다. 5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감독으로 데뷔한 방은진은 시나리오 집필과 연출수업을 받으며 진심을 다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방 감독은 배우 의상을 직접 고르고 헤어 스타일까지 챙겨주는 섬세함을 보여줬다. 현장에서 직접 옷을 입혀주기도 하며 세심하게 배우들을 챙겼다는 전언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연출이 재미있었다면서 "배우일 때 '감독이 제발 좀 저러지 말았으면' 했던 건 안 하려고 했다. 제일 중요한 건 (주연 배우) 엄정화씨랑도 얘기했지만 '영화로 사기치지 말자. 관객은 다 안다'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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