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분양시장 위축 예측
선제적 위기 관리, 사업 다각화 성공
금리 인상과 거래대금 감소 등의 악재로 수익성이 급락한 증권업계에서 유독 현대차증권만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거둬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차증권은 업계 불황을 뒤로 하고 올해 2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으로 487억 원을 올렸다. 1년 전(425억 원)보다 14.5%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7.9%나 늘어난 3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2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고,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3번째 실적이다.
다른 증권사와 비교하면 현대차증권의 호실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실제 A증권사의 2분기 영업이익(854억 원)과 당기순이익(702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1%, 54.6% 쪼그라들었다. B증권사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5%, 당기순이익은 45.3% 감소했고, C증권사는 각각 90%와 86%나 줄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수익률 급감과 거래대금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악재 속에서도 거둔 현대차증권의 호실적은 최병철 대표가 강조해 온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수익 다각화 덕분이라는 평가다. 현대차증권은 금리 상승에 대비해 보유 채권 규모를 축소, 채권 평가 손실을 최소화했다. 6월 말 기준 보유 채권 잔고는 1년 전보다 25.4% 감소했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분양시장 침체를 예측하고 물류센터, 오피스 같은 임대 가능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전략이 적중했다. 2분기 IB부문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560억 원을 기록,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자산운용(PI) 부문 역시 우량 자산에서 안정적 수익을 거둬 1년 전보다 48% 증가한 순영업수익을 올렸다.
수익 증가가 자기자본 증가로 연결되면서 현대차증권의 몸집도 부쩍 커지고 있다. 최 대표 취임 직전인 2019년 말 기준 9,892억 원이던 현대차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6월 말 1조2,175억 원으로 증가했다. 수익성도 개선되면서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7%에서 9.2%로 높아졌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깜짝 실적의 비결”이라며 “하반기에도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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