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 교사 노트북에 악성코드 몰래 심어
모니터 화면 자동 캡처 숨겨진 폴더에 저장
광주광역시 대동고 기말고사 답안지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 서부경찰서는 27일 이 학교 2학년 A군(17)과 B군(17)이 기말고사뿐 아니라 중간고사 답안지도 빼돌린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 등은 4월 중간고사를 앞두고 4층 2학년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교사들의 노트북 컴퓨터에 악성 코드를 심어 답안지 등을 빼돌린 뒤, 해당 악성 코드를 삭제했다가 기말고사 직전에 또다시 악성 코드를 설치했다. 컴퓨터를 잘 다뤘던 B군은 인터넷에서 구한 악성코드에 일정 시간마다 모니터 화면을 자동으로 캡처하고 숨겨진 폴더에 저장되도록 하는 기능을 첨가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B군은 이렇게 저장된 파일을 다시 교무실에 침입해 USB(이동식 디스크)에 저장한 뒤 빼냈다. B군이 교사 업무용 노트북마다 2단계로 걸어놓은 보안 비밀번호를 무력화하고, 악성 코드를 설치하는 데 20분가량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말고사 답안 유출도 당초 알려진 지구과학, 한국사, 수학 Ⅱ, 생명과학 등 4개 과목이 아니라 공통 과목(5개)과 선택 과목(4개) 등 모두 9개 과목인 것으로 파악됐다. A군과 B군은 이 가운데 각각 7개 과목 시험을 부정한 방법으로 치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군 등은 2학년 교무실 외에 2층 본교무실도 침입했고, 2층은 건물 밖 배수통을 타고 들어갔다"며 "답안지 유출 과정에 A군과 B군 말고 또 다른 공범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대동고는 이번 답안지 유출 사과와 관련, 재시험을 치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범행을 저지른 A군과 B군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해당 과목 점수를 0점 처리하면 다른 학생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재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