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도 게임처럼" 네이버 노조 이색 단체행동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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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도 게임처럼" 네이버 노조 이색 단체행동 눈길

입력
2022.07.26 15:30
수정
2022.07.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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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띠 두르는 대신 게임 접목한 단체행동
본사 임직원 대비 낮은 처우...임금 인상 요구

네이버지회 단체행동을 소개하는 포스터. 네이버지회


네이버 서비스의 운영, 인프라 지원 등을 맡고 있는 계열사 5곳 임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네이버 본사 직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치는 연봉을 받는 등 차별적 처우를 받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단체 행동도 정보통신(IT) 기업 직원답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여느 노조처럼 빨간 머리띠를 두르는 방식이 아니라 마치 게임처럼 '즐기는 투쟁'을 벌이겠다는 설명이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26일 오전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22년 임금, 단체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한 5개 계열사의 쟁의 행위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5개 계열사는 그린웹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NIT), 엔테크서비스(NTS), 인컴즈, 컴파트너스로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아이앤에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네이버의 손자 회사들이다.



3년 전엔 어벤져스 관람 '부분 파업'...올해 '게임 퀘스트' 달성 방식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는 2019년 단체 영화 관람이라는 방식으로 쟁의 활동을 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네이버노조원들은 경기도 성남시 오리에 위치한 CGV에서 ‘어벤져스:엔드게임’을 관람했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페이스북


오세윤 네이버지회 지회장은 "2019년 단체 영화관람으로 인터넷 업계에 새로운 쟁의 활동을 보여준 것에 이어 이번에는 게임 요소를 접목해 진행할 계획"이라며 "네이버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즐기는 투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 노조는 2019년 첫 단체행동을 벌이면서 노조원들과 점심 시간을 활용해 영화 '어벤져스'를 단체 관람하는 등 색다른 쟁의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는 음식 맛에 빗대 '착한 맛'부터 '아주 매운맛'까지 단계별로 단체행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임직원 200명 참여'와 같은 임무(퀘스트)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할 경우 단계가 올라가는 구조다. 착한 맛에선 퀘스트로 '조합 카페 가입 00명'이 제시된다면 순한 맛에선 '조합 SNS 구독 00명', 매운맛에선 '오프라인 집회 참가 00명' 등 임무가 어려워지는 형식이다. 퀘스트를 통해 사측에 조합원들의 단체행동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현재는 '보통 맛' 수준으로 노조는 온라인 집회, 피케팅 등을 예고했다. 회사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아주 매운맛 단계가 되면 파업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 운영 업무하는 데 본사 대비 연봉 절반"

오세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 지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이루기 위해 즐기는 투쟁- 풀파워업 프로젝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들이 단체행동에 나서게 된 이유는 네이버 서비스 관련 일을 하면서도 네이버 본사 직원 대비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어서다. 5개 계열사 임직원들은 네이버 서비스 전반의 고객문의 응대, 광고주 문의 응대, 콘텐츠 운영, 영상 제작, 서버 운영, 24시간 장애관제 등 네이버 서비스의 신규 출시 및 운영 전반에 걸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 5개 계열사의 직원은 약 2,500명이다. 네이버지회에 따르면, 신입 초임을 기준으로 5개 계열사 중 가장 낮은 곳이 연봉 2,400만 원 수준으로(2021년 기준) 네이버 본사와 비교해 약 2,000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각각 계열사 사측들과 교섭을 진행하면서 ①계열사 신입 직원 연봉을 10% 인상, ②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조사 전담 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네이버 본사가 올해 임금 협상을 통해 연봉 예산을 10% 올린 만큼 계열사도 같은 비율 만큼 올려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측은 5~7%대 임금 인상을 주장하면서 결국 교섭이 결렬됐다. 5개 계열사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공동조정도 지난달 30일 노·사 간 입장 차이가 크다는 조정위원들의 판단에 따라 중지됐다.

오 지회장은 "5개 계열사 구성원 모두 네이버라는 이름을 위해서 일하고 있고, 네이버의 성장을 위해 기여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왔다"며 "5개 계열사 업무는 네이버 서비스 운영에 필수인 업무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실제로 파업까지 진행된다면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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