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주요 수출 품목서도 반도체 이어 2위로 껑충
업계 "하반기까지 초강세, 이어지진 않을 것"
상반기 국내 정유업계 수출액이 280억 달러(약 36조7,000억 원)에 이르면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단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회복 분위기에 힘입었는데, 석유 제품은 국가 주요 수출 품목 중에서도 자동차, 석유화학을 제치고 반도체에 이어 2위까지 올라섰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이 279억5,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7.6%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255억 달러를 기록했던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선 수치로, 같은 기간 460억 달러에 달하는 원유 도입액 가운데 61%를 수출로 회수한 셈이다.
협회는 올해 상반기 수출액 역대 상·하반기를 통틀어 최고치를 기록한 배경으로 ①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과 ②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 및 석유수요 증가를 꼽았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국내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높이는 등 적극 대응해 석유제품 공급이 부족한 호주, 필리핀 등의 국가에 전략적으로 수출 물량을 늘린 결과라는 게 협회 측 분석이다.
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배럴당 126.6달러, 수출 물량은 2억2,090만 배럴로 같은 기간 대비 13% 늘었다. 특히, 경유 수출 단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 불안으로 인해 135.2달러(약 17만3,900원)를 기록했다. 항공유는 글로벌 항공수요 증가로 수출액이 171.3%, 수출량은 40% 늘어 주요 석유제품 중 수출액 및 물량이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는 하반기 전망을 썩 밝게 보진 않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 감소, 정제 마진 축소 및 유가 하락으로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정제 마진이 급락하고 휘발유를 중심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대부분 제품의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협회 관계자도 "하반기는 세계 경기침체 및 코로나19 재확산 등 수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가 상반기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하면서도 "정유업계는 고품질 제품 생산 및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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