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내각 출범 후 두 번째 집행
법무장관 "사형제 폐지 적절하지 않아"

휴일이었던 2008년 6월 8일 낮 12시 30분께 도쿄 전철 아키하바라역 부근에서 벌어진 무차별 살인 사건 현장의 모습. 살인범 가토 도모히로는 아키하바라역 부근 대로로 트럭을 몰고 돌진해 행인을 치고, 이후 차에서 내려 주변 쇼핑객을 흉기로 마구 찔러 행인 7명을 살해하고 10명에게 상처를 입혔다. 일본 법무성은 26일 오전 가토의 사형을 집행했다. 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14년 전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7명을 살해한 기결수의 사형이 집행됐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일본 법무성은 살인죄로 사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던 가토 도모히로(39)의 사형을 26일 오전 도쿄 구치소에서 집행했다. 기시다 후미오 내각 출범 후 사형 집행은 지난해 12월 이후 두 번째다.
가토는 2008년 6월 도쿄 전철 아키하바라역 부근 대로에 트럭을 몰고 돌진해 행인을 친 데 이어 차에서 내려 사고 현장에 모여든 사람들을 흉기로 마구 찔렀다. 그의 범행으로 7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휴일을 맞아 쇼핑을 즐기러 나온 시민으로 가득 찼던 곳에서 벌어진 참사에 일본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가해자 혼자 분노 증폭시켜 벌이는 살상 사건 계속돼
가토는 고교 졸업 후 파견 사원을 전전했고, 사회적으로 고립돼 인터넷 게시판 활동에 깊이 빠져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탈출구로 여긴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괴롭힘을 당했으며, 이 때문에 범행을 저지르자는 생각을 했다고 수사 과정에서 진술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아키하바라 사건 후에도 가해 한 명이 분노나 편향된 사고를 증폭시키다 벌이는 살상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2016년 사가미하라시 장애인 시설에서 입소자 등 45명을 살상한 사건 △2019년 교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방화로 36명이 사망한 사건 △2021년 오사카시 기타구 병원에서 26명이 숨진 방화 살인 사건 △이달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살인 사건 등을 예로 들었다.

후루카와 요시히사 일본 법무장관이 26일 오전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인 사건'의 범인 가토 도모히로에 대한 사형 집행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법무장관 "흉악범죄 근절되지 않아 사형 폐지 부적절"
후루카와 요시히사 법무장관은 사형 집행 명령서에 지난 22일 서명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갑작스럽고 끔찍한 범행에 의해 목숨을 빼앗긴 피해자는 물론, 유족에게도 너무나 억울한 사건"이라며 "재판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쳐 사형 판결이 확정됐으며, 법무장관으로서 신중하면서도 신중한 검토를 더해 사형 집행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후루카와 장관은 사형제도 존폐 논란에 대해 “흉악 범죄가 근절되지 않은 점을 생각하면 사형제 폐지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미국, 싱가포르, 대만과 더불어 선진국 중 극히 드물게 사형을 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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