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워싱턴 DC서 '추모의 벽' 준공식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한미 양국 군인 4만3,800여 명을 기리는 ‘추모의 벽’이 준공식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유가족들에게 먼저 공개된다. 미국 워싱턴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 세워지는 추모의 벽에는 미군 전사자 3만6,634명과 카투사(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요원) 전사자 7,174명의 이름이 각인돼 있다. 미국 본토에 한국군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조형물이 설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보훈처는 26일 “한국전쟁에 참전해 포로가 됐거나 실종ㆍ전사한 카투사 유가족 800명에게 추모의 벽을 먼저 공개하는 추모행사를 26일 오후 개최한다”고 밝혔다.
카투사였던 고(故) 한상순씨의 아들로 이날 행사에 참석하는 신희(72)씨는 “제가 태어나고 1년 반쯤이 지나 아버님이 입대하셨고 1953년 1월 휴가를 나와 저를 안고 찍은 사진이 마지막”이라며 “아버님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사진을 보고 그리움을 달래며 오늘날까지 살아왔다”고 밝혔다.
신희씨를 비롯한 유가족들은 이날 행사에서 전사자가 된 각자의 남편, 부친, 형제 등 가족에게 흰 장미꽃을 헌정하고 추모의 벽에 새겨진 이름을 탁본해 소장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박민식 보훈처장을 비롯해 존 틸럴리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 이사장, 조태용 주미대사 등이 참석한다.
지난해 착공돼 15개월 만에 완공된 추모의 벽은 우리 정부의 지원과 성금으로 건립됐다. 27일 열리는 준공식에서 박 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 중이라 당초 계획과 달리 참석 여부가 불확실하다. 박 처장은 “추모의 벽에 전사자 이름을 새긴 건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숭고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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