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 플레이' 뒤늦은 사과
송가은은 당일에 규정 위반 자진 신고
윤이나 "대회 출전 잠정 중단하겠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형 신인’ 윤이나(19)가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 플레이(경기 중 잘못된 공을 사용한 플레이)’를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털어놨다. 당시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한 달이 지나서야 자진신고를 한 윤이나는 공식 사과와 함께 대회 출전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윤이나는 25일 매니지먼트사인 크라우닝을 통해 “6월16일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발생한 오구 플레이에 사과드린다”며 “불공정한 플레이로 참가한 모든 선수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고, 관계자 및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렸다”고 밝혔다.
윤이나의 설명에 따르면 오구 플레이는 1라운드 15번 홀에서 발생했다.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공을 찾던 과정에서 윤이나는 깊은 러프에 공이 있다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발견한 공을 자신의 것으로 오해하고 플레이를 진행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 공이 아닌지 알게 됐지만 윤이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플레이를 이어갔다. 그는 “처음 겪는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순간 판단이 서지 않았다”고 돌이켜보며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이나의 매니지먼트사는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1라운드가 펼쳐지던 14일에 오구 플레이 사실을 인지하고 선수에게 확인했다. 이에 윤이나는 룰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15일 대한골프협회에 자진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 받은 골프협회는 18일 윤이나의 성적을 해당 대회 컷 탈락에서 실격 처리로 바꿨다. 추가 징계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협회 관계자는 “내부 논의 후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안건을 올릴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골프계는 냉담한 분위기다. 곧바로 자진 신고를 했더라면 실격 수준에서 끝났을 수도 있었지만 한 달이나 끌다가 신고했다는 점에서 ‘괘씸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송가은(22)이 지난주 호반 서울신문 클래식 1라운드에서 경기를 마친 후 바로 거리측정기 부정 사용을 자진 신고했다는 점과 대비된다. 거리 측정 기능만 있는 거리측정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송가은은 고도 측정 기능이 있는 제품을 사용했고, 이 같은 사실을 스코어 접수 때 신고했다. 다만 협회가 윤이나에게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린다 해도 협회 주최 대회가 한국여자오픈뿐이라 징계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윤이나가 주로 뛰는 무대는 LPGA 투어 대회이기 때문이다.
윤이나는 징계 여부와 관계 없이 자숙하는 차원에서 남은 대회 출전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윤이나는 “성적에만 연연했던 지난 날들을 처음부터 되짚어 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저의 미성숙함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깊이 들여다보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나은 선수, 그리고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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