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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설정사진은 가라… '안티 인스타' 비리얼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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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설정사진은 가라… '안티 인스타' 비리얼 돌풍

입력
2022.07.25 13:42
수정
2022.07.25 19: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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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
일상 그대로 보여주고 편집도 불가
현실과 동떨어진 기존 SNS 반작용

'안티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비리얼(BeReal) 실행 화면. 앱 캡처

'안티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비리얼(BeReal) 실행 화면. 앱 캡처


자기자랑, 광고, 과도한 설정 사진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안티 인스타그램'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포장과 연출이 불가능에 가까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급기야 진짜 인스타그램의 인기까지 넘어선 '비리얼'(BeReal) 얘기다.

'안티 인스타' 표방... 알림 뜨면 2분 내 촬영해야

비리얼은 고프로 출신 프랑스인 개발자 알렉시스 바레야가 2020년 만든 SNS다. '진짜가 되어라'는 이름처럼, 일상을 꾸밈없이 사실 그대로 보여주는 것을 추구한다. 매일 한 번 애플리케이션(앱)이 정해주는 시각에 '비리얼할 시간(Time to BeReal)'이란 알림이 뜨면, 사용자는 2분 안에 촬영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때 전·후면 카메가 동시 작동해, 앞쪽 카메라와 뒷쪽 카메라가 비추는 장면이 동시에 찍힌다.

비리얼엔 턱을 깎아주거나 피부를 뽀샤시하게 만들어주는 편집 기능은 하나도 없다. 남에게 공개하기에 너무 부끄러운 사진이라 생각하면 공유하지 않아도 되지만, 대신 내 콘텐츠를 올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 것도 볼 수 없다. 요약하면, 연출과 관음을 허락한 인스타그램과 정반대의 특성을 가진 셈이다.

비리얼은 올해 초 미국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얻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사진 기반 SNS의 대세로 떠올랐다. 24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가 바로 비리얼이다. 온라인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이달 두 번째 주 동안 비리얼의 신규 설치 건수는 170만 건으로 이 앱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리얼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서 특히 인기라고 한다. 이용자 급증 탓에 미국에선 비리얼앱을 쓰다가 과부하로 인한 잦은 오류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잡음은 인스타그램과 트위터가 초창기 급속하게 인기를 얻던 시절을 연상케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에 '비리얼'이 올라 있다. 틱톡, 인스타그램보다 순위가 높다. 미국 앱스토어 캡처

24일(현지시간) 미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에 '비리얼'이 올라 있다. 틱톡, 인스타그램보다 순위가 높다. 미국 앱스토어 캡처


'꾸민 일상' 염증이 부른 인기... 지속성은 물음표

비리얼의 유행은 기존 SNS에 대한 반작용 성격이 강하다. 연출된 사진이나 영상으로 가득 찬 기존 SNS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이 꾸미지 않은 평범한 일상 공유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SNS 전문가인 스콧 스타인버그는 포브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15년간 SNS는 가장 멋지고, 가장 비현실적 일상을 볼 수 있는 대체현실을 창조해 왔다"며 "비리얼은 (그에 반하는) 새로운 물결"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리얼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전에도 남이 찍은 자기 사진만 올릴 수 있는 SNS 포파라치, 아날로그 카메라처럼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야 찍은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디스포 등이 '안티 SNS'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지만,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SNS 강호를 밀어내진 못했다.

비리얼이 가공된 콘텐츠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전혀 가공되지 않은 타인의 일상'을 계속 보고 싶어 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갈린다. 또 이용자가 이용 시각을 정할 수가 없는 만큼 사고 위험도 적지 않다. 가령 운전 중일 때 촬영 알림이 뜰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형 기술기업(빅테크)들의 베끼기 작전이 잠재적인 위협이다. 지난해 열풍이었던 음성채팅 앱 '클럽하우스'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음성채팅 기능을 잇따라 선보인 뒤 인기가 금세 시들해졌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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