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노회찬 서거 4주기 추모제
"노동자에 더 가까이" 정체성 정비
심상정 "신발끈 묶는다" 재기 의지
정의당이 23일 고 노회찬 전 대표 서거 4주기를 맞아 추모제를 열고, '친노동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재정비했다. 정의당 인사들은 정치적 유산인 '노회찬의 시선'을 통해 위기에 빠진 당을 수습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단 참패를 겪은 정의당은 최근 정체성 논란에 더해 36억 원의 빚으로 재정난에도 빠진 상태다.
정의당 측은 이날 오전 노 전 대표의 묘소가 있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추모제를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년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당은 또 다시 비상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금의 좌절은 진보정치의 종착점이 아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라'는 노 전 대표의 뜻을 기려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였다.
정치권은 정의당의 위기가 정체성 혼란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을 의식한 듯 추모제에서는 정의당이 '노동정당'을 표방했던 원래의 기치를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셌다. 이 위원장은 "왼쪽으로 갈 것인가, 오른쪽으로 갈 것인가 논쟁할 때 아래쪽으로 가라고 하신 노 대표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며 "노동하는 시민들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시민들 속에서 진보정치의 길을 다시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영 정의당 비대위 대변인도 "'노회찬의 시선'으로 당을 다시 세우겠다"며 "(대우조선 파업이 있었던) 거제도 조선소 앞 천막당사가 바로 당이 있어야 할 자리였고, 이름 없는 가난한 노동자와 약자들이 당이 손잡고 지켜야 할 사람들이었다. 같이 잘 사는 세상을 꿈꿨던 '노회찬의 정치'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패배 이후 책임론이 불거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추모제를 계기로 재기를 모색했다. 심 의원은 추모제 방문 이후 페이스북에 "'이름 없는 사람을 주인으로 모시는 정치' 당신이 주고 가신 말씀을 다시 생각한다"고 썼다. 그는 이어 "파업 51일 만에 대우조선 하청노사 협상이 타결됐고, 하청노동자들 투쟁은 거대했지만 그들의 삶은 한 치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며 "무거운 마음을 안고 다시금 신발 끈을 묶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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