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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유희열의 스케치북' 폐지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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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유희열의 스케치북' 폐지의 아이러니

입력
2022.07.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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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KBS 최장수 심야 음악 토크쇼 '유희열의 스케치북' 종영
호스트 유희열의 표절 논란에 따른 여파

지난 22일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13년 3개월의 여정을 마치고 종영했다. KBS2 제공

지난 22일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13년 3개월의 여정을 마치고 종영했다. KBS2 제공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영예를 뒤로 하고 막을 내렸다. 유희열이라는 뮤지션이 이끄는 프로그램이라서 가질 수 있었던 특수성이 프로그램 폐지로 이어지게 됐다.

지난 22일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마지막 회가 전파를 탔다. 이날은 600회 특집으로 꾸며졌고 화려한 피날레처럼 꾸며졌다. 앞서 유희열의 작곡 표절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유희열이 하차 수순을 밟았고 프로그램 존폐 위기 속에서 결국 제작진은 종영을 선택했다.

앞서 유희열의 '아주 사적인 밤' 표절 논란이 불거진 직후 일부 시청자들은 유희열에게 '유희열의 스케치북' 하차를 요구했다. 제작진은 관련 게시판을 폐쇄한 후 녹화 진행을 고수했으나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안녕 나의 사랑' 등 거듭 이어지는 표절 의혹에 끝내 폐지 수순을 밟았다. 이와 관련 많은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한 네티즌은 "유희열씨는 무거운 반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유희열의 스케치북' 폐지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희열은 지난 13년 3개월 동안 무대를 찾은 뮤지션과 관객, 또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지난 2009년 4월 24일 첫 방송돼 지난 600회를 맞이한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노영심의 작은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를 이어 KBS 심야 음악방송 명맥을 이어온 최장수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었다.

쏟아지는 관찰·연애 예능 속에서 음악 라이브 토크쇼는 존재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음악 방송이 아닌 곳에서 뮤지션들이 자신의 노래를 라이브로 부르고 관객들과 소통하는 자리가 많이 없었던 까닭이다. 유희열도 이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음악인들이 요즘 자기 노래를 발표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순간이 거의 없더라. 이 소중한 무대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여러분이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리겠다"면서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제작진과 유희열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시국 속 무대를 위한 일념 하나로 무관중을 선택하면서 이름을 지켜왔지만 아이러니하게 호스트의 논란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긴 시간 명성을 지켜왔음에도 불명예스럽게 퇴장하게 됐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폐지하면서 EBS '스페이스 공감'이 현존하는 유일한 지상파 음악 토크쇼로 남았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이름부터 유희열을 내세울 만큼 호스트가 가장 주요한 핵심이었다. 그간 숱한 예능에서 입증된 유희열의 재치와 입담이 관객들과 아티스트를 편안하게 만들었고 모두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됐다. 유희열이 있기에 존재했던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유희열의 논란 때문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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