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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1위 질환’ 백내장,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30~40대 '젊은' 환자도 점점 늘어

입력
2022.07.24 19: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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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스마트폰 사용·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안약 등으로 30~40대 '젊은' 백내장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잦은 스마트폰 사용·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안약 등으로 30~40대 '젊은' 백내장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은? 백내장 수술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동의 1위다. 수술 건수가 2016년 51만8,663건에서 2020년 70만2,621건으로 35.5% 증가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 수술 환자로 따지면 45만4,068명이다. 전체 수술 건수 증가율 3위다. 2020년 10만 명당 백내장 수술 건수도 1,329건으로, 2위인 제왕절개(554건)의 두 배가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백내장(白內障ㆍcataract)은 우리 눈에서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뿌옇게 변해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60세가 넘으면 70% 이상에서 백내장이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최근 30~40대에서도 백내장이 발병하는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안약ㆍ잦은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푸른 파장 빛이나 자외선에 대한 노출 시간이 많아지는 것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안과 질환 중 백내장으로 인한 실명이 47%로 가장 높았다.

◇당뇨병ㆍ자외선 노출이 원인

백내장은 노화가 주원인이다. 보통 40세가 지나면 수정체가 서서히 혼탁해진다. 여성이 남성보다 유병률이 높다. 2020년 백내장 수술 환자 중 여성이 26만190명, 남성이 19만3,878명이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폐경 여성에서 백내장 유병률이 더 높아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감소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강자헌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또한 “근시ㆍ당뇨병ㆍ자외선 노출ㆍ흡연ㆍ스테로이드 복용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이 수정체 부종과 혼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자외선도 백내장을 일으킨다. 광합성 자극으로 수정체 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 실제 국내 한 연구에서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은 직업인일수록 백내장 유병률이 높았다.

최광언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을 예방하려면 휴식을 취할 때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등을 시청하기보다 눈을 감고 외부 자극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 때부터 더욱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침에 시력 저하, 저녁에 시력 회복

눈을 카메라에 비유한다면 수정체는 렌즈다. 수정체가 혼탁하게 변하는 것이 백내장이다.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빛이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퍼져 물체가 둘로 보이는 단안 복시(複視)가 나타나고 눈부심이 심해진다. 또한 중심부 혼탁이 심해지면 낮에 시력이 저하되고, 저녁에는 시력이 좋아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노안과 백내장 증상이 비슷해 오해하는 환자도 많다. 보통 노안은 가까운 물체 초점이 잡히지 않는다. 반면, 백내장은 가까운 물체뿐만 아니라 먼 사물도 보이지 않고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더해진다. 수정체가 혼탁해졌기 때문이다.

노안은 수정체 기능이 떨어진 것이기에 돋보기를 착용하면 시력이 교정된다. 하지만 백내장으로 인한 시력 저하는 안경으로 교정되지 않는다.

송민경 일산백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 진단은 안과 전문의가 안구 구조를 확대해 관찰할 수 있는 세극등 현미경으로 수정체 혼탁도를 보고 진단한다”며 “자가 진단은 어렵지만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고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 등 백내장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상생활 어려우면 수술해야

현준영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이 생겼다고 반드시 수술할 필요는 없지만 백내장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다면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현 교수는 “특히 백내장과 동반된 굴절 부등이 생겼거나, 백내장으로 망막 질환이나 녹내장 등의 진단ㆍ치료에 영향을 주거나, 백내장으로 수정체에 염증이나 2차적 녹내장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면 수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눈에 2~3㎜ 정도의 작은 통로를 만들어 시행하는 백내장 수술은 이전에는 인공 수정체로 사용된 렌즈가 보통 하나의 초점만 있는 단초점 렌즈였다. 이로 인해 노안이 생기지 않았다면 수술한 뒤 조절력이 상실돼 가까운 사물을 볼 때 시력이 오히려 떨어지거나 돋보기가 필요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비교적 젊은 층에서 백내장 수술을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다행히 최근 가까운 거리ㆍ중간 거리ㆍ먼 거리 등 여러 초점을 가진 ‘다초점 인공 수정체’가 개발돼 이런 문제점이 해결되고 있다.

특히 초기 다초점 인공 수정체의 단점으로 알려진 빛 번짐이나 원거리 시력 등이 보완된 회절형 다초점 인공 수정체나 연속 초점 인공 수정체 등이 지속적으로 개발돼 환자 불편이 크게 줄었다.

수술 후 안내 감염 발생 예방을 위해 1~2주 정도 세안이나 머리 감기 등은 하지 말아야 한다. 수술 후 4주일 정도 목욕탕ㆍ수영장을 가지 말아야 한다. 수술 후 인공 수정체의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지므로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좋다. 시판되는 눈 영양제는 백내장 예방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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