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연장 최대 36㎞ 4차 순환선 모두 모노레일로
2032년까지 1조5,000억 원 들여 개통 예정
"교통혼잡 유발 등" 트램 전격 폐기에 혼란 여론도
"손바닥 뒤집듯 바꾸면 어느세월에 착공하나"
트램은 단골 선거공약...7·8대 지방선거 때도 등장
대구시가 도시철도 순환선의 일부구간에 도입할 예정이었던 트램을 폐기하고 모노레일 건설을 추진한다. 대구에서 선거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했던 트램은 저비용 건설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미래교통수단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따라 결국 빛을 보지 못할 전망이다.
25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당초 계획했던 트램 시범도입을 전격 폐기하고 총연장 최대 36㎞인 도시철도 4차 순환선 전 구간을 모노레일로 건설키로 했다. 국비 9,000억 원 등 총사업비 1조5,000억 원을 투입될 이 구간 공사는 2028년 착공해 2032년 개통할 계획이다.
대구시가 도시철도 순환선의 경제성을 검토한 결과 트램의 사업비가 현실적이지 않고 별도의 부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기존 시가지의 차선을 잠식하는 등 트램 건설에 따른 교통 혼잡이 예상됐다.
부산시의 경우 도시철도 오륙도선 기본설계가 끝난 지난해 11월 사업비 900억 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부산시가 산정한 국비 110억원 등 총사업비 470억 원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또 대구에 도입될 예정이었던 트램 노선은 별도 부지가 확보된 서울 경전철 위례선과 경기 화성시 동탄트램과는 달리 기존 도심이라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 구간 모노레일 건설이라는 계획에 따라 타당성 용역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사업은 내년부터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철도 순환선 계획이 트램에서 모노레일로 바뀌며 노선의 변동가능성, 공사기간과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대현 대구시의원은 지난 19일 대구시의회 임시회 5분 발언에서 "순환선을 모노레일로 건설하면 건설비용이 트램의 8,500억 원에 비해 1.7배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장이 바뀔 때마다 주요 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면 시민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언제 착공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앞서 지난해 6월 4차 순환선 총연장 30㎞ 구간을 4곳으로 나눠 국비 5,100억 원 등 총사업비 8,500억 원을 들여 오는 2030년에 트램을 완전 개통할 방침이었다. 이 가운데 1구간인 서대구역~평리네거리~두류역~안지랑역을 경유하는 6.7㎞ 구간(사업비 1,689억 원 추산)은 시범도입 구간이었다.
대구에서 트램은 선거 기간에 공약으로 종종 등장했다. 지난 2014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에 출마한 후보는 수성구 범어네거리부터 동대구역과 대구공항, 산격동을 거쳐 대구역으로 이어지는 트램을 건설하겠다고 공언했다.
권영진 전 대구시장도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트램으로 도시철도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공약한 후 이를 추진해왔다.
이에 반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트램은 옛날 서울에 있던 전차가 부활하는 것인데 없어진 지 50년이 넘은 전차를 도입한다는 건 세월을 한참 거꾸로 가는 것"이라며 "모노레일이 교통혼잡을 줄이고 미래 교통수단으로도 훨씬 나아 트램은 폐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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