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민생 고통 주범은 문재인 정부 5년"
전임 정권 '알박기 인사' 등 전방위로 비판
이재명 "무능함 남 탓으로 돌린 민망한 장면"
민주당도 '탄핵' 발언으로 공세 빌미 제공
윤석열 정부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21대 후반기 국회가 가동됐다. 하지만 여야는 고질적인 '네 탓 공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1일 문재인 정부를 16차례나 소환하며 경제위기 책임을 떠넘겼다. 전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를 비판하면서 '탄핵'을 언급하자 맞불을 놓았다. 어렵사리 국회 문을 열었지만 원구성조차 매듭짓지 못한 상황에서 여야 모두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민의힘 "文정부가 국민 '이사완박' 만들어"
권 대행은 이날 연설에서 "대외적 요인이 민생 고통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고 작심 비판했다. 그는 '민생 고통의 주범'으로 근시안적 정책과 국민 갈라치기를 꼽았다. 전임 정부의 대표 철학인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코로나 방역정책 부작용 △탈원전 정책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압박 등 각종 정책을 실패로 규정했다.
지난 5년간 부동산 정책의 실정도 파고들었다. 권 대행은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무려 28번이나 발표했지만, 잘못된 정치가 국민을 '이사완박(이사 완전 박탈)'으로 떠밀었다"고 몰아붙였다. 권 대행은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무려 16번 언급해 '윤석열 정부'(4번)의 4배에 달했다.
권 대행은 정치 현안을 놓고 야당 공세에도 열을 올렸다. 그는 "민주당이 지난 5년의 실패를 인정한다면 '알박기 인사'들에게 자진사퇴 결단을 요청하라"며 "고위직 공무원은 명예직이지 '고액 알바'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권 대행이 전임 정권의 인사 문제를 지적하자 본회의장에서 듣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고성 항의와 야유가 터져나왔다.
권 대행이 이날 연설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하기보다 전 정권 때리기에 골몰한 모습을 두고 야권의 비판이 쇄도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은 "정치는 더 나은 국가, 더 나은 국민의 삶을 위해 미래로 가야 하는데 자신의 무능함을 남 탓으로 돌리는 아주 민망한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동영 정의당 대변인도 "전 정부 탓만 할 거면 정권교체는 왜 했느냐"고 쏘아붙였다.
여당 내에서조차 쓴소리가 나왔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집권 여당이 보여줘야 할 비전은 뒷전으로 밀리고, 정쟁만 부각됐다"면서 "야당 시절을 보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尹대통령 측근 인사 도 넘어"
민주당 또한 국민의힘을 자극하는 빌미를 제공한 만큼 책임에서 자유로운 처지는 아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연설에서 "윤 대통령의 측근 챙기기는 도를 넘은 지 오래"라며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의해 장악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실세로 지목됐던 '청와대 문고리 3인방(안봉근·이재만·정호성)'을 빗댄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비선 수행' 논란도 거론하며 "박근혜 정부 시절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측은 "169명의 거대 의석의 오만함"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시한 넘긴 원구성 협상… 공전 지속
한편 여야는 원구성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초 양당 원내대표는 21일까지 원구성을 끝내기로 약속했다. 이날도 국회의장 주재로 만났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회동 후 박 원내대표는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아직 이견이 다 좁혀지지 않았다"면서 "내일(22일) 오전 최종적으로 한 번 더 (협상)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2일 원구성 합의를 전제로 오후 2시 본회의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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