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 제로슈거 500mL 페트병서 냄새" 민원 잇따라
식약처· 경기 안성시 제품 수거해 조사 나서
롯데칠성 "제품 문제 없어...고온다습 환경 원인 추정"
최근 젊은층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의 '펩시 제로슈거'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올라온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상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정식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식약처는 이달 중순 펩시 제로슈거의 악취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제품을 수거해 기준 규격 안전성 평가 등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 신고가 접수된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경기 안성시도 같은 내용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유통되는 제품에 대해 수거해 이취(이상한 냄새)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지자체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문제 원인을 찾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편의점에서 펩시 제로슈거를 사서 입을 대자마자 깜짝 놀랐다. 500mL짜리 페트병 입구에서 참기 힘든 악취가 난 것. 그는 "음료 한 모금을 마셨는데 마치 겨드랑이 암내 같은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사인 롯데칠성음료 고객센터에 연락해 같은 제품의 캔 음료로 교환 받았다. A씨는 "캔 음료에서는 페트병과 같은 냄새가 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뚜껑을 여는 순간 땀 냄새가 난다', '암내가 난다' 등 후기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논란... 롯데칠성 "여름 보관 과정 문제인 듯"
한편 제조사 롯데칠성음료도 관련 신고를 접수 받고 원인을 파악 중인데, 내용물의 품질이나 맛과 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장마로 인한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유통되거나 제품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보고 있다"며 "다른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종합적으로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에도 여름에 관련 게시글들이 올라온 것으로 봐서는 여름 날씨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보관상 제품을 밖에 쌓아둘 경우 날씨가 꿉꿉해지고 비를 맞은 후에 냄새가 페트병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제품 뚜껑에서 냄새가 생긴다는 민원이 많아 뚜껑 소재를 살펴봤지만, 뚜껑 소재의 문제는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음료에 들어간 감미료가 산화돼 잡내와 섞여 냄새가 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회사 관계자는 "혹독한 환경에서 제품이 많이 변질될 경우에나 가능한 드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회수 조치 여부에 대해서 롯데칠성음료는 "제조상 문제가 확실하게 판명된 것이 아니기에 제품 회수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는다"라며 "해당 제품에 대해 소비자 문의가 오는 경우 제품 교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펩시 제로슈거는 지난해 1월 출시된 이후 올해 6월까지 누적 3억1,000만 캔 이상이 팔린 롯데칠성음료의 히트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에 힘입어 상반기 제로 탄산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기록해 코카콜라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펩시 제로슈거에 가수 아이유의 이미지를 담은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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