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원격근무 제도화 이후
유색인종·여성 관리자 비율↑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원격근무를 제도화한 회사 중 하나다. 지난해부턴 원하는 직원 누구나 원격근무를 신청할 수 있는데, 신청 건수의 90%가 승인될 정도로 회사의 의지 또한 강하다고 한다.
원격근무가 정착된 메타는 최근 생각하지 못했던 직장 밖 근무의 효과를 목격 중이다. 바로 원격근무 실시 후 인종·성별 측면에서 '다양성'이 강화된 것.
최근 발간된 메타의 연례 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미국 내 직원 중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의 비중이 각각 소폭 증가한 반면, 백인의 비율만 1.5%포인트 떨어졌다고 한다. 성별 다양성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와, 관리자급에선 여성 비중이 35.5%에서 36.7%로 조금 높아졌다.
다양성 외치지만, 다양하진 않은 실리콘밸리
이 보고서는 "미국에서 원격근무 방식 일자리를 유색인종이나 장애인, 퇴역 군인 등이 차지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보편화한 원격근무가 사무실 근무보다 효율적인지를 놓고는 찬반이 갈리지만, 적어도 다양성 증진엔 효과가 있었다는 점이 메타의 사례로 증명된 것이다.
전통보다 개인의 개성·창의성을 더 높이 평가하는 실리콘밸리는 다양성을 중시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표방하지만, 실상은 인종과 성별 측면에서 다양성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실리콘밸리 현황을 정리한 실리콘밸리 인덱스 2022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실리콘밸리 전체 노동 인구 중 여성은 44%를 차지했지만, 상위 20개 기업 중 여성 비중은 30%에 그쳤다. 관리자급만 놓고 보면 여성의 비중은 26%에 불과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흑인을 찾아보기 힘든 현상도 여전하다. 2020년 실리콘밸리 전체 인구 중 흑인 비율은 2%에 그쳐, 2010년(3%)보다 비중이 오히려 줄었다.
원격근무, 다양성 촉진하는 이유는
사내 다양성을 강화하는 데 원격근무가 도움이 되는 이유는 대면근무 때 있을 수 있는 직장 내 '미묘한 차별'의 가능성이 줄기 때문이다. 또 탄력근무를 선호하는 워킹맘이나 장애인은 통상 원격근무 직장에 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원격근무가 근무지 제약을 없애기 때문에, 인건비가 비싼 미국 대신 남미 등 다른 나라 국적의 인재 비율이 올라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원격근무를 희망하는 비율을 봐도, 여성과 유색인종 쪽이 더 높다. 퓨처포럼의 설문조사를 보면, 전 세계 여성의 52%는 일주일에 3일 이상은 근무 장소의 유연성을 보장받기 원한다고 밝혀, 남성의 비율(46%)을 초과했다. 미국 내 히스패닉 근로자의 86%가 원격근무 또는 하이브리드(사무실 출근과 원격근무를 혼합) 근무를 선호하는 반면, 백인 근로자의 선호 비율은 7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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