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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암살자' 요로결석... 맥주 많이 마시면 도움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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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암살자' 요로결석... 맥주 많이 마시면 도움 된다고?

입력
2022.07.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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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속설...평소 많이 마시면 오히려 생성
소변으로 배출되게 수분 섭취가 중요

맥주를 많이 마시면 요로결석을 밀어낼 수 있다는 속설은 신뢰성이 떨어진다. 게티이미지뱅크

맥주를 많이 마시면 요로결석을 밀어낼 수 있다는 속설은 신뢰성이 떨어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의학계에서 손꼽히는 3대 통증이 있다. 출산과 급성치수염(치아 뿌리 염증), 요로결석이다. 그만큼 요로결석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걸려 본 사람은 안다. 그렇지 않더라도 길게는 10시간 이상 통증을 호소하는 가족이나 지인의 사례를 봤다면 가히 그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 오죽하면 산통에 비견되는 아픔이라며 요산통이라 할까.

요로는 콩팥(신장)에서 생긴 소변이 방광을 거쳐 흘러나오는 길이다. 이 요로에 소변 속 미네랄염 같은 결정들이 뭉쳐 염증을 일으키는 덩어리가 요로결석이다. 다양한 모양의 돌이 소변과 함께 나오며 요로를 긁으니 극심한 고통이 생긴다. 방치하면 신우신염이나 패혈증을 유발하고 신장이 손상돼 투석이 필요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요로결석이 '조용한 암살자'라 불리는 이유다.

요로결석에 대한 오해와 진실

요로결석 설명 이미지. 서울대병원 제공

요로결석 설명 이미지. 서울대병원 제공

다른 질병들과 마찬가지로 요로결석에도 갖가지 속설이 따라다닌다. '맥주를 많이 마시면 소변의 수압으로 결석을 밀어낼 수 있다'가 대표적인데 전문의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23일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조성용 교수에 따르면, 요로 중간에 걸린 결석의 크기가 작아도 한 달 내 자연 배출될 확률은 50~60%다. 맥주로 밀어낼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맥주에는 기본적으로 결석을 만드는 수산(蓚酸·물에 잘 녹고 식물계에 칼슘염, 칼륨염으로 분포) 등의 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다. 평소에 맥주를 많이 마시면 도리어 결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칼슘이 많은 멸치나 우유는 피하는 게 좋다''전립선염에 걸리면 요로결석에도 걸린다' 역시 그릇된 속설이다. 조 교수는 "결석의 주요 원인인 칼슘을 덜 섭취하면 결석이 생성되지 않는다는 건 이미 20~30년 전에 거짓으로 판명됐다"며 "요로를 감싸고 있는 형태의 전립선 사이로 소변이 들어가 염증을 유발, 전립선 석회화나 결석이 생길 수는 있어도 이는 요로결석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요로결석 환자에게서 나온 실제 결석. 서울대병원 제공

요로결석 환자에게서 나온 실제 결석. 서울대병원 제공


다만 '커피를 자주 마시면 요로결석을 유발한다''비타민D를 장기 복용하면 요로결석 발병률이 높다'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당이 많은 커피를 마시는 습관은 당연히 좋지 않은데 아직까지 커피 자체가 요로결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한 정보는 없다. 비타민D는 과다 섭취할 경우 체내 칼슘 성분이 많아져 소변으로 칼슘 배출도 늘어난다. 그러니 결석이 생성될 확률을 높인다.

'한 번 걸리면 재발한다'는 건 팩트다. 평균 1년 후 약 7%, 5년 안에 약 50% 정도까지 재발한다. 치료를 받았어도 깨진 돌이 조금 남아 있으면 재발 속도가 빨라지고 같은 위치에 다시 결석이 생길 확률이 상승한다.

수분 섭취 감소가 발병 원인, 예방도 수분 섭취로

수분 섭취 감소는 요로결석의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이다. 수분 섭취가 줄어들면 결석을 이루는 결정들이 소변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생성률이 증가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발생 위험성이 큰데,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다. 요로가 완전히 막히지 않아 별로 통증이 없거나 요로 막힘이 오래돼 콩팥의 기능이 망가져 통증조차 못 느끼는 경우다. 즉,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문의들은 "소변을 볼 때 혈뇨나 요산통 등이 있으면 요로결석 검사를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발병 원인이 수분 부족이니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소변으로 결석이 배출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만약 콩팥 아랫부분에 결석이 가라앉아 있으면 엎드려뻗쳐(다운독) 등 머리를 낮게 하는 자세로 결석 배출을 유도할 수 있다. 결석이 잘 움직이도록 등 뒤쪽을 자주 두드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작은 크기의 요로결석 자연 배출을 유도하는 다운독 자세. 서울대병원 제공

작은 크기의 요로결석 자연 배출을 유도하는 다운독 자세. 서울대병원 제공

요로결석은 초음파 검사시 진단율이 70~80%이고, 컴퓨터단층촬영(CT)은 더 정확하다. 결석이 5㎜ 미만이면 자연 배출될 가능성이 있지만 중간 크기(5~15㎜)라면 충격파로 분쇄하는 '체외충격파쇄석술'을 받아야 한다. 그래도 안 깨지면 요도에 연성내시경을 삽입해 레이저로 제거한다. 만약 결석이 15~20㎜, 혹 그 이상이면 옆구리에 통로를 내는 '경피적 콩팥결석제거술'을 해야 한다. 조성용 교수는 "성공률과 안전성이 100%인 치료방법은 아직 없지만 의술의 발달로 요로결석은 과거에 비해 훨씬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며 "특히 연성내시경 수술은 콩팥의 모든 부위에 위치한 요로결석을 치료할 수 있고 출혈의 위험도 적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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