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배우는 '함수방정식'이 쓰인 문제도
서울 소재 대학 15곳 중 14곳의 2022학년도 입시 대학별 고사 수학 문제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범위에서 출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교육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출제해 사교육을 과도하게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서울의 주요 15개 대학이 지난 3월 발표한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보고서'에 수록된 자연계열 논·구술전형 수학문항을 분석한 결과, 14개 대학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이 출제됐다고 20일 밝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고려대를 제외한 14개 대학이 교육과정을 위반한 문항을 출제했다고 지적했다. 전체 문항 185개 중 35개 문항(18.9%)이 해당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35개 문항 중 대학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이 들어간 문제는 12개에 달했다. 동국대 논술우수자전형 자연계열 문항으로 나온 문제(위 사진)의 경우, 대학에서 다루는 '함수방정식'이 쓰였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고교 수학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평가기준 어디에도 함수방정식과 관련된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장 많은 유형은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개념을 교육과정에서 정하는 수준을 넘겨 지나치게 어렵게 출제하는 것이었다. 교육과정은 삼각함수의 극한의 경우, 'sinx, cosx의 도함수를 구하는 데 필요한 정도로 간단히 다룬다'고 교수 방법의 유의 사항을 정하고 있다. 그런데 경희대 논술우수자전형에선 삼각함수의 극한을 구하는 문제에서 sinx, cosx 외에 다양한 삼각함수의 이해가 필요한 문제가 출제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도함수를 구하는 데 필요한 정도 이상의 복잡한 계산을 요구한다"고 분석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과정을 벗어난 대학별 고사를 출제한 대학에 대해 교육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행교육규제법은 대학별 고사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난 경우 총 입학정원의 10% 범위에서 모집정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위반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제한 등 강력한 조치와 함께 대학별 고사를 심의하는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 구성에 수학·과학 전문가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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