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이어 '물가 쇼크' 영국도 0.5%p 인상 예고
11년 만에 첫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유럽중앙은행(ECB)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거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영국도 약 30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예고하면서, 세계적인 도미노 금리 인상에 불이 붙고 있다.
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ECB는 21일(한국시간)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ECB가 금리를 올리는 건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달 초만 해도 ECB는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9월에도 재차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한 달여 만에 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6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상승률(8.6%)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진화에 나설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록적인 물가상승률에 대응하기 위해 ECB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날 빅스텝이 단행되면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진 유럽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끝난다.
달러 대비 급격하게 추락한 유로화 가치도 ECB의 빅스텝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자, 유로화 가치는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9일 ECB의 빅스텝 가능성이 대두되자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전장 대비 1%가량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ING는 "ECB가 빅스텝을 단행해도 유럽 지역 경기 하강 위험이 커진 탓에 유로화를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달 4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영국도 빅스텝을 예고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8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BOE가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 1997년 독립적인 통화정책 결정 기관이 된 이후 처음으로 빅스텝을 밟게 된다.
영국도 고물가에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영국 통계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9.4%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2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영국은 4월 이후 석 달 연속 9%대 물가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이처럼 치솟는 물가에 영국은 지난해 12월 이후 5차례 연속 인상에 나서 기준금리를 1.25%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으면서 올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BOE 목표치(2%)의 5배가 넘는 11%까지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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