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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반도체법’ 통과하면 한국기업 수혜 입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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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반도체법’ 통과하면 한국기업 수혜 입을 것"

입력
2022.07.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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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 68조 지원
'중국 내 신규 투자 금지' 조항 포함될 듯
미중 사이서 선택 강요받는 상황 될 수도

삼성전자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삼성전자 제공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처리 중인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이 대미(對美) 투자를 늘리고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중 반도체 전쟁에서 한국이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몰릴 경우, 중국을 최대 고객으로 둔 한국 반도체 기업에 일부 위험 요인(리스크)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2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18일(현지시간) 반도체 지원법안 처리를 위한 절차를 의결했다. 반도체 지원법안은 다음 주 상·하원 최종 투표를 통해 처리되는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견이 없어 의회 통과가 유력하다.

반도체 지원법은 반도체 산업에 보조금과 인센티브 520억 달러(약 68조 원)를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외국산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수년 사이 급부상한 중국 업체들을 견제해 공급망을 안정시키기 위한 취지다. 이 법안에는 △반도체 제조사에 대한 25% 세금 공제 △공공 무선통신망 혁신에 15억 달러 지원 △국제보안 통신프로그램 5억 달러 제공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에 대한 투자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 내 공장을 지을 때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들은 10년간 중국 등 '비우호 국가'에서 반도체 시설을 새로 짓거나 확장하지 못하게 강제하는 내용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과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왔다. 인텔은 200억 달러(약 26조 원)를 투입하는 오하이오주 공장을 지난달 착공하기로 했으나, 최근 착공식을 연기했다. 의회의 반도체 지원법 처리를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총 170억 달러(약 22조2,500억 원)를 들여 텍사스주 테일러에 제2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예고한 삼성전자도 지난달로 예상됐던 착공식 일정을 아직 잡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반도체 지원법 처리가 미뤄진 것도 착공 지연의 원인 중 하나일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지원법이 발효하면 미국에 공장을 신설할 계획을 가진 한국 기업들도 수혜를 입게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통과를 계속 희망해 왔던 법안"이라며 "분명히 한국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분석도 이와 일치한다. 조성대 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실장은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 또는 투자계획을 가시화한 상황에서 해당 법안의 통과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이 법안에는 상당한 예산 지원 및 인센티브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자국 보조금을 받을 기업에 중국 내 투자를 금지하도록 한 것이, 한국 반도체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해선 아직 평가가 엇갈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두 나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는 처지가 되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성대 실장은 "인텔 등 미국 기업들도 중국 관련 제한 조항이 법안에 담기지 않기를 바라며 막판까지 노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최종적으로 통과되는 법의 내용을 보고 우리 쪽 득실을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로선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반도체 투자를 새로 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기에, 해당 조항이 포함된다 해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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