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선진국들처럼 실화재 훈련 강화 추진
화재 빈도 줄었지만, 규모 커진 화재 대응 목적
‘불 끄는 소방관이 일부러 불을 낸다?’ 소방청이 소방관의 현장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실화재훈련을 확대 실시한다. 매년 화재 발생 건수가 급감하면서 현장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 기량을 키울 ‘현장’이 줄어드는 데 따른 것이다.
소방청은 “최근 화재 빈도는 낮은 대신 화재 규모가 커지면서 진압 난도도 급상승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실화재훈련을 강화한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화재 건수는 2017년 4만4,178건에서 지난해 3만6,267건으로 20% 가까이 줄었다. 소방청 관계자는 “매년 5%씩 화재가 감소한 셈이지만, 지난해 6월 쿠팡물류센터화재, 2010년 10월 울산 초고층건축물 화재 등 일선 소방관들이 재직기간 한번 경험하기 어려운 특수 화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화재훈련은 소방관들이 화재 진행 단계별 화염과 열·연기의 움직임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훈련이다. 30~50년 전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이 먼저 시작해 소방관 훈련의 핵심 과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국내엔 10여 년 전 관련 훈련이 도입됐다.
현재 국내엔 중앙·경기·강원·광주·부산소방학교와 전남소방교육대 등 6곳에 실화재훈련시설이 있다. 그러나 중앙·경기소방학교를 제외하면 모두 소규모 시설이어서 다양한 양태의 화재 재현에 어려움이 있다. 안전과 환경오염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훈련 특성상 시설 설치와 훈련에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실화재훈련 인증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실화재훈련 인증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시설기준·운영기준·보건안전규정 등을 담은 지침 마련, 교수 인적 자원을 보강할 것”이라며 “현장의 대응력을 키워 전 국민이 같은 질의 소방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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