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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선택 사망자 심리 해부하니... 5명 중 1명은 코로나가 방아쇠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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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선택 사망자 심리 해부하니... 5명 중 1명은 코로나가 방아쇠 당겼다

입력
2022.07.19 16:16
수정
2022.07.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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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2015~2021년 자살자 심리부검 결과 발표
코로나 확산 이후 자살자 132명 중 22명이 영향 받아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한 문구가 사라지기 전 서울 마포대교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한 문구가 사라지기 전 서울 마포대교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 확산 후 극단적 선택을 한 5명 중 1명은 코로나19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다는 심리부검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직업·경제적 문제나 대인관계에 문제를 겪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처한 상황이 악화되면서 극단적 선택까지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는 19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 최근 7년간 극단선택 사망자 801명의 유족(9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심리부검은 극단선택자의 사망 전 심리 행동 양상·변화 상태를 주변인 진술과 기록으로 검토해 원인을 알아보는 과정으로, 자살 예방 정책 수립의 근거가 된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2020년 1월 이후 극단선택 사망자 132명 중 29명(22%)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가 극단선택에 직·간접적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직업·경제·대인관계에서 문제를 겪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생활고나 불화, 음주·도박 등 정신건강문제 수준이 감당 불가능한 지경까지 이르면서 극단선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코로나19가 일종의 방아쇠 역할을 한 것이다.

일례로 15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 2018년 귀향해 화훼업을 시작한 40대 A씨는 코로나19로 졸업식·입학식 등 행사가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꽃값이 폭락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자 A씨는 10여 년 전 가족 불화를 이유로 끊었던 도박에 다시 손을 댔다. 얼마 후 아내에게 이 사실을 들켰고, 도박 빚 3,000만 원까지 지면서 갈등이 점점 깊어져 결국 극단선택을 했다.

복지부는 이 자료를 향후 자살예방전략 수립 근거로 활용하는 한편 코로나19 등 급격한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따른 극단선택 원인 분석을 위해 심리부검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12월까지 제2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수립할 방침인데, 여기에는 코로나19 시대 전 국민 정신건강 증진, 정신질환 조기 발견·치료, 극단선택 고위험군 사후관리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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