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원톱' 체제 흔들리자
조기 전당대회 지지했었던
김기현·장제원 연대설 부상
국민의힘 차기 당권구도와 관련해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 간 연대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차기 당대표를 안철수 의원이, 사무총장을 장 의원이 맡는 '간장(안철수-장제원) 연대'가 유력한 시나리오였다면, 지금은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면서다. 당내에선 현재 집권여당의 '원톱'인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과 맞물려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많다. 권 대행의 리더십 위기를 활용해 김 의원과 장 의원이 다소 잠잠해진 조기 전당대회의 불씨를 살리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 의원은 19일 KBS 라디오에서 '김장 연대'와 관련해 "언론에서 작명을 재밌게 했지만 지금은 김장을 담글 철이 아니다"라며 "김기현이라는 상품 자체로서 정치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장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았다. 그는 "어느 누구든 뜻을 같이하면 같이 가는 것"이라며 "누구는 가까이할 수 있고 누구는 가까이할 수 없고 그런 기준을 사전에 두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 사람은 같은 영남 출신으로 친분이 두텁다"며 "장 의원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냈을 때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후보로 김 의원을 염두에 뒀을 만큼 상호 신뢰가 크다"고 했다.
김 의원이 전날부터 연일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김 의원은 내홍을 의식한 듯 조기 전당대회 개최와 관련해선 공개적인 주장을 삼가고 있다. 다만 조기 전당대회 요구는 김 의원과 장 의원을 연결하는 매개라는 점에서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지난 8일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향후 당 지도체제와 관련해 두 사람은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했으나, 권 대행이 서둘러 직무대행 체제로 정리하면서 잠잠해진 상황이다.
최근 권 대행이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에 대한 '사적 채용' 논란에서 "내가 추천했다" 등 가벼운 언행으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장 의원은 18일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며 권 대행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사흘 전인 15일 오찬 회동을 통해 권 대행과의 갈등설 불식에 나섰을 때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내에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내 권력구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만약 '김장 연대'가 성사된다면 김 의원이 차기 당대표로 나서고 장 의원이 막후 지원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권 대행 체제가 위기를 수습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 김 의원은 권 대행 직전 원내대표로서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많다. 장 의원과 전략적 제휴설이 제기된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 의원에 비해 당내 기반이 두텁다는 점에서도 때아닌 '김장 연대'를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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