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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괴리된 쌀 생산량 통계, 시장 불안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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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괴리된 쌀 생산량 통계, 시장 불안 키운다

입력
2022.07.21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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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의 저주, 쌀 딜레마]
초과 생산량 모두 격리해도 가격 하락세
현장에선 초과 생산 40만~50만 톤 추정

1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1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27만 톤의 쌀을 시장에서 격리한 정부는 이달 1일 부랴부랴 10만 톤을 추가로 격리하기로 했다. 두 차례의 시장격리에도 쌀값 하락세가 잡히지 않은 탓이다. 쌀 시장격리는 시장 공급량을 줄여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다.

1~3차에 걸친 쌀 시장격리 규모는 37만 톤. 앞서 정부가 쌀 수요량을 감안해 추정한 올해 초과 생산량(27만 톤)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과잉 생산된 부분을 이미 1·2차에 걸쳐 사들였고, 거기에 10만 톤을 추가로 시장격리하면 쌀값이 진정될 만도 한데, 시장 분위기는 정반대다. 실제 1차 시장격리가 있던 올해 2월 20㎏당 5만2,231원을 기록한 쌀 평균 도매가격은 2차 시장격리가 이뤄진 5월 들어 더욱 하락(4만8,821원)했다.

3차 시장격리를 바라보는 현장의 시선도 냉담하다. 이은만 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농민들은 지난해 쌀이 40만~50만 톤 초과 생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37만 톤을 시장격리해도 쌀값 하락세를 멈추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쌀 생산량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급 안정을 위한 격리 물량 산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 전국 6,000여 개 필지의 생산량을 토대로 전국 쌀 생산량을 추산하는 통계청의 쌀 생산량 통계가 실제보다 적게 파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세종 미곡종합처리장(RPC)만 해도 지난해 수매한 물량(1만4,000톤)이 전년(9,000톤)보다 약 55% 늘었다. 지역별 격차를 감안해도 지난해 전국 평균 생산량 증가 규모(약 11%)를 크게 웃돈다.

현실과 괴리된 통계와 그에 따른 정부의 늑장 대책으로 피해를 보는 건 수급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농민이다. 이미 재고량이 가득 찬 각 지역 RPC는 올해 햅쌀 수매 물량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올해 쌀값 추락에 따른 RPC 영업손실을 여기에 출자한 농협에서 분담해 메워야 하는 만큼 조합원인 농민 대상 지원 사업도 대폭 축소가 불가피하다.

박종설 세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RPC 손실 보전으로 영업이익이 줄면 각 농협에서 진행하는 병충해 방재, 유기질 비료 지원 사업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이상기후 때문에 쌀 생산량 통계가 어긋난 적은 있지만 보통 쌀 예상 생산량과 실제 생산량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며 "인공지능(AI) 도입 등을 통해 보다 정확한 쌀 생산량 통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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