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선박방화 혐의
지난 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에 정박 중인 연승어선 3척에 불이 나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제주 동부소방서 제공
제주 성산항에 정박된 어선에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된 5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는 현주선박방화 혐의로 50대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 새벽 서귀포시 성산항에서 정박 중이던 성산선적 연승어선에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시 술에 취해있어 아무런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해경은 A씨가 배를 떠난 후 6분 만에 연기가 피어오른 점,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장갑을 차량 주유구에 넣었다 뺀 점 등을 토대로 방화 의도가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해경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당일 오전 3시11분쯤 본인 소유의 차량을 타고 성산항에 도착했고, 차량 트렁크에서 목장갑을 꺼내 2분 여간 주유구에 넣었다 꺼내는 장면이 폐쇠회로(CC)TV에 포착됐다.
이어 A씨는 항구 내에 함께 묶여 계류돼 있던 9척 선박 중 세번째에 있던 화재 피해 어선 B호(29톤)로 넘어갔다. 오전 4시5분쯤 B호 갑판 위로 나온 A씨는 곧바로 차량에 탑승해 현장을 이탈했다. 이후 6분 만에 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4시23분쯤에는 세차례 폭발성 불꽃과 함께 불길이 솟구쳤다.
해경 관계자는 “A씨가 직접 불을 붙이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확보한 증거와 수사내용으로 혐의가 충분히 인정됐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오전 4시27분쯤 성산항에 계류돼 있던 성산 선적 연승어선 3척(29톤·29톤·47톤)에 불이 나, 어선 3척과 소방차 1대가 완전히 탔다. 잠정 피해액만 29억9,500만 원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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