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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분간 손 놓고 있었다"... 텍사스 총격 참사보다 더 끔찍한 경찰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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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분간 손 놓고 있었다"... 텍사스 총격 참사보다 더 끔찍한 경찰 대응

입력
2022.07.18 15:30
수정
2022.07.18 15:3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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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주의회, 롭초등학교 총기 난사 보고서 공개
경찰 376명 출동에도 77분간 복도 대기 희생 키워

지난 5월 24일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롭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참사 당시 출동한 경찰이 복도에서 대기 중인 모습. 유밸디=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5월 24일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롭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참사 당시 출동한 경찰이 복도에서 대기 중인 모습. 유밸디=로이터 연합뉴스

‘무질서한 접근, 형편없는 의사 결정, 체계적 실패.’

21명이 희생된 미국 텍사스주(州) 유밸디 롭초등학교 총격 참사 당시 경찰 대응이 총체적 실패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00명 가까운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지휘관도 없었고, 의사소통은 미약했고, 결단력은 부족했다. 첫 총격 후 77분간 진압 작전에 나서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기존 주장이 재확인됐다.

경찰 376명 출동해 놓고 우왕좌왕

미 텍사스주 하원 조사위원회가 17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77쪽 분량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앞서 18세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가 지난 5월 24일 롭초등학교 교실 2곳에 들어가 77분간 머무르며 AR-15 자동소총을 난사해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조사위는 “경찰의 체계적인 실패와 터무니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의사 결정을 확인했다”며 “(경찰이) 총격범 제압을 위한 훈련 지침을 준수하지 못했고 자신의 안전보다 무고한 생명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원칙도 지키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조사위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는 376명의 경찰이 출동했다. 여기에는 △149명의 국경순찰대 요원 △91명의 주 경찰 △14명의 국토안보부 소속 요원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효율적인 대응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우선 사건이 벌어진 지 3분 뒤 최소 9명의 경찰관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교실 문까지 접근했으나, 범인이 총격을 가하자 후퇴했다. 또 처음 학교에 도착한 보안관은 학생을 대피시키던 검은 옷 입은 학교 코치를 총격범으로 오인하기도 했다.

뒤늦게 출동한 연방과 주 경찰도 정보 부재와 의사소통 단절로 손을 놓고 있었다. 결국 범인을 사살하기 전까지 경찰이 학교 복도에서 1시간 이상 기다리는 바람에 희생자가 늘었다. 조사위는 “(구조가 빨랐다면) 일부 피해자는 생존 가능성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5월 29일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롭초등학교를 방문, 총기 난사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유밸디=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5월 29일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롭초등학교를 방문, 총기 난사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 유밸디=로이터 연합뉴스


사고 반복에도 의회는 총기 규제 완화


현장 지휘관들의 책임도 컸다. 조사위는 피트 아리돈도 유밸디 교육구 경찰서장뿐만 아니라 연방기관과 주정부 산하 경찰에도 부실 대응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사위는 “여러 법 집행기관에서 출동한 수백 명의 인원이 빠르게 현장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주도권을 잡지 않았다”라며 ‘리더십 공백’을 참사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

한 희생자 가족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우리는 건물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책임지기를 원한다”며 “그들은 그것(잘못)을 덮고 서로를 손가락질하고 싶어 한다”라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텍사스 총기 난사 이후 주의회는 학교 안전 강화와 정신건강 및 상담 프로그램에 자금을 투입했다”며 “그러나 의원들은 18세의 총격범이 롭초등학교에서 사용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총기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텍사스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총기 난사 참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자동소총 판매 규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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