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돌린 돈으로 호화생활
게티이미지뱅크
20년간 100억 원가량의 공금을 빼돌려 회사를 폐업에 이르게 한 40대 직원이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되레 더 높은 형을 선고 받았다.
부산고법 울산재판부 형사1부(부장 박해빈)는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8년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대기업 협력업체 2곳에서 자금 총괄 담당자로 근무하면서 1998년부터 2018년까지 2,300여 차례에 걸쳐 회삿돈 94억5,0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의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로 회사 거래처 대금 결제, 보험료·세금 등을 우선 납부한 뒤 본인 통장에 회삿돈을 실제 집행 금액보다 많이 이체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횡령한 돈은 자동차와 명품을 구입하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데 썼다.
A씨의 범행으로 동료들은 월급을 받지 못했고, 회사 1곳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다 결국 폐업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지만, A씨는 금액 전부를 횡령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과정에서 오히려 횡령 금액이 추가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면서 이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 거래를 기재하는 등 지능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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