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인터뷰]
행정중심도시 건설 사업 기공 15주년
직접 생활해 보니 2% 부족한 부분 보여
"대중교통 활성화해야…문화시설도 부족"
"관료 출신보다 소통에 능한 게 내 장점"
"윤 대통령, 행정수도 완성 가시적 성과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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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15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행복도시 3단계 건설 사업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 행복청 제공
단군 이래 최대 역사(役事)로 불리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사업이 이달 20일로 기공 15주년을 맞는다. 수도권 집중과 과밀에 따른 부작용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 및 국가 경쟁력 강화가 사업 목적이지만 평가는 후하지 않다.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청장은 "인간의 욕구를 제대로 읽지 못한 도시 설계가 원인 중 하나"라며 "남은 3단계 건설 사업에서 지금까지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 행정수도와 미래전략수도로 기능하는 데 부족함 없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과 20대 대선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조정실장,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위원 등을 거쳐 5월 16일 윤석열 정부 초대 행복청장에 취임했다. 국토부 출신이 주로 맡던 자리에 비관료 출신이 발탁된 건 처음이다. 그는 행복청을 대한민국 국가발전 전략의 중추 마련이란 임무를 띠고 탄생한 ‘특수목적법인’으로 정의하고, 자신을 그 회사의 CEO로 칭하는 등 새로운 차원의 행복청 운영을 예고했다. 한국일보가 지난 15일 세종 집무실에서 이 청장을 만났다.
-그동안의 행복도시 건설사업을 평가하면.
“세종시 완성은 개발계획상 2030년으로, 현재 공정률 60%다. 지난 15년 동안 세종시는 명실상부한 국가 행정의 중심 도시로 자리 잡았다. 주택 12만5,000가구, 광역도로 10개 노선 83㎞, 대규모 공원, 주민 공동시설 설치 등 정주 환경이 마련됐다. 43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국책 연구기관 이전으로 인구(신도심) 29만의 도시로 성장했다. 도시 완성도도 높다. ‘일자리만 있으면 내려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직접 몇 달 생활해 보니 인간의 욕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2%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무엇이 가장 부족하다고 보는가.
“문화다. 행정수도를 내다보고 있었다면 예술의전당도 더 크게 지어져야 했다. 현재 미술관도 하나 없다. 박물관단지 건설이 진행되고 있지만 킬러 콘텐츠가 없다. 도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 트렌드인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 콘셉트는 좋지만, 자가용 이용이란 인간의 욕망을 누른 것은 옳지 않다. 세종에는 지금 탈 만한 버스가 없고, 택시는 굉장히 드물다. 승용차 없인 생활이 힘들다. 현재 도로 확장은 불가능한 만큼 세종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기대를 걸고 있다. 행복청은 올해 시작하는 마지막 3단계 사업에서 도시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겠다. 세종시와 민간에서도 개발 때 먼 미래를 내다보면 좋겠다.”
-교육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다.
“공무원의 교육 수준이 평균 이상이고, 교육열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이해 가능한 대목이다. 세종시와 교육청이 교육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창의적이고 세계적인 교육 실험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 마련에 신경을 쓰겠다. 이게 행복청의 일이다.”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오른쪽)이 지난달 25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관계자로부터 건설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0년 4월 첫 삽을 뜬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은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로, 10월 완공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곳에 대통령의 임시 집무실을 설치한다는 약속이 있었지만, 정부가 설치하지 않기로 하면서 반발이 일었다. 세종=연합뉴스
-세종청사 중앙동(신청사) 입주 시설에 대통령 임시 집무실이 빠져 논란이다.
“1동과 중앙동 모두 가봤지만, 두 군데 모두 임시 집무실로 쓰기엔 미흡한 점이 많다. 온전한 집무실을 만들 거라면 몇 년만 사용할 임시 집무실(중앙동) 만드는 데 예산을 쓰는 것보단 지금 공간(1동)을 활용해서 좀 더 쓰고, 대신 대통령이 더 자주 내려와서 회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시민단체들은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궁극적인 공약은 실질적인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회 개원에 맞춰 비서동과 관저를 포함한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에 만든다는 약속은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 5년 안에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가시적 성과를 낼 행동을 할 것으로 본다.”
-2030년 행복도시 건설 사업 종료에 맞춰 행복청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폐지보다는 지속돼야 한다고 본다. 세종시가 행정수도가 되면 서울과는 또 다른 의미의 국가 대표 도시다. 국가 차원의 간여나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 워싱턴 D.C.가 그렇게 하고 있다. 도시계획 업무가 지자체로 넘어가면 계획이 바뀌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세종시는 지역만을 위한 신도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태어난 도시다.”
-최초의 비관료 출신 행복청장이다. 무엇이 강점인가.
“부정적 의미의 ‘관료적 사고’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재 때문에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 일은 없다. 유관 부처와 기관을 다니며 우리 사업을 알리고 협조와 지원을 구하고 있다.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 국회와의 소통에서 관료 출신보다 더 수월할 것이다.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선 일반 관료보다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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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행복도시 3단계 건설 사업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 행복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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