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해외 경제 포커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 감축 규모를 확대하면서 유로 지역의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7일 '해외 경제 포커스' 보고서에서 "올해 1~4월 유로 지역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9% 감소했고, 가스 재고량도 10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11~21일 '보수 공사'를 이유로 노드스트림1(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진 해저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수입 물량은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할 경우 제조업 생산 차질과 물가 상승 압력 증대로 유로 지역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도 3분기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3%, 내년 -1.7%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씨티 등 주요 투자은행(IB)도 최악의 시나리오상 성장률을 올해 2.3%, 내년 -0.7%로 봤다.
한은은 소비심리 위축도 침체를 앞당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유로 지역 소매판매 증가율은 0% 근처를 맴돌고 있고, 소비자신뢰지수는 2월 -9.5에서 6월 -23.6으로 악화했다. 또 독일과 이탈리아 지역의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경기 침체(recession)'에 대한 관심은 각각 팬데믹과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CB가 오는 21일 11년 만에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는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언급했다. 예상대로라면 인상 후에도 마이너스 금리(-0.25%)에 머물기 때문이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을 인용, "에너지가격 오름세 확대와 이에 따른 ECB의 통화 긴축 가속화가 현실화할 경우 내년 중 유로 경제성장률은 -0.4%를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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