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기술로 이룬 탈중국
호주 ASM 갠들 회장, 국내 언론 첫 인터뷰
"한국 대기업도 희토류 공급망 구축 관심"
"티타늄·디스프로슘도 한국에 공급할 것"
국내 기업 KSM메탈스는 영구자석 원료 네오디뮴을 친환경적으로 제련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며, 지금껏 누구도 하지 못했던 희토류 분야 자체 공급망 형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충남대 스타트업 지론텍(KSM메탈스의 전신)이 가진 기술의 가능성을 꿰뚫어 보고, 이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사람이 바로 이안 갠들(65) 호주 ASM 회장이다.
호주 증시 상장회사인 ASM은 매장량 1,890만 톤 규모의 희토류∙희소금속 광산을 보유한 종합 광물기업. 갠들 회장은 5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한국 대기업들도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희토류 공급 파트너로 한국을 택한 이유가 기술(친환경 제련) 때문이냐'는 질문에 확실히 "그렇다(Definitely YES)"고 힘주어 말했다. 충남대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은 신기술 논문 하나가 호주 거대 광산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낸 것이다.
갠들 회장은 올해만 한국을 4차례 방문했을 정도로 국내 희토류 금속제조 공정에 관심을 쏟고 있다.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 다음은 갠들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한국 대학교 스타트업이 개발한 친환경 금속 제련 기술을 어떻게 알게 됐나.
“2014년 우리 회사 직원이 한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충남대 이종현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가 앞으로 개발할 친환경 금속 제련 기술에 대해 설명하면서 알게 됐고, 이후 수년간 이 교수와 연락하며 지냈다. 이 교수가 개발한 기술로 희토류 원료를 합금으로 만드는 시범 생산 시설을 세워 가동에 성공했다. 당연히 우리가 큰 관심을 갖게 됐고 현재 상용화 단계까지 왔다.
-희토류 원료를 공급할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하고, 지론텍을 인수해 한국 법인을 세운 이유가 바로 독보적인 금속 제련 기술 때문인가.
“확실히 그렇다. 이 기술은 이미 특허를 받았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 수준은 매우 높다. 특히 해당 기술에 기반한 공장이 최초로 한국에 건설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이 ASM 사업운영지로 선정된 또 다른 이유는 희토류 제품의 최종 사용업체와 가까운 곳에 공장이 지어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희토류 국내 공급망 구축에 관심을 갖고 협력 제안을 하고 있는 기업 중에는 삼성이나 LG, 현대차 같은 대기업들도 포함돼 있나.
“어떤 기업들인지 정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현재 여러 한국 대기업들과 협상 및 논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이러한 대기업들이 매우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과 여러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는 점이다.”
-호주에서 희토류 원료를 공급하는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인가.
“주요 환경 규제에 대한 호주 정부 승인들을 모두 받았고, 이제 본격적인 원료 생산 준비가 갖춰진 상태다. 여기서 하나 흥미로운 점을 말하고 싶다. ASM이 소유하고 있는 희토류 광산 대지의 3분의 1 정도는 소나 양을 키우는 목장으로 운영 중이다. 이는 우리 광산의 희토류 원료 제조가 목장 운영과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매우 친환경적인 활동이라는 점을 입증할 증거다.”
-ASM이 한국으로 공급할 희토류의 종류 및 수량을 확대할 계획이 있나, 향후 KSM메탈스의 생산계획은 어떠한가?
“영구자석의 원료가 되는 네오디뮴뿐 아니라, 영구자석의 자력을 높이는 디스프로슘(원소기호 Dy·원자번호 66번) 합금도 제조할 계획이다. 티타늄 등 ASM 소유 광산에서 나오는 희소금속도 시범생산에 성공했다. 청주 공장 시운전을 완벽히 끝낸 시점의 생산 규모는 1단계 설비 설치 기준 연간 약 2,000톤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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