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지난해 12월 가동 시작한 스마트층 둘러보니
14일 오후 경기 군포의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①2층 스마트층에서 일하는 작업자는 터치 스크린에 화장품 3개와 영양제를 입력했다. ②곧 여섯 칸짜리 서랍에 34종의 물건이 담긴 선반을 로봇청소기같이 생긴 로봇이 끌고 작업자 앞으로 다가왔다. ③작업자 뒤에는 빈 박스가 담긴 선반을 끌고 온 또 다른 로봇이 대기 중이다. ④작업 화면에는 선반 몇 번째 칸에 어떤 상품이 있는지 나타나고, 작업자는 화면에 맞춰 상품을 꺼내 반대편 빈 박스에 담았다. ⑤로봇은 상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검수대로 이동했다. 주문 상품을 찾아 꺼내고 고객에게 보낼 박스에 담아 검수대에 보낼 때까지 작업자는 제자리에 선 채 한 걸음도 걸을 필요가 없었다.
풀필먼트는 '입고-보관-재고관리-포장-검수-배송' 등 물류 전 과정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서비스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풀필먼트가 최근 물류업계의 화두다. 물류 기업들은 로봇과 데이터에 기반해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6월 3만8,400㎡(1만1,616평), 5층 규모로 문을 연 CJ대한통운의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도 그해 12월 2층 2,150평을 스마트층으로 만들어 가동을 시작했다.
스마트층의 핵심은 바로 126대의 AGV(Automated Guided Vehicle·고정노선 운송 로봇)다. 일반 물류센터에서는 작업자가 보관존에서 선반을 끌고 다니며 일일이 주문 상품을 찾아 작업 공간으로 옮겨 박스에 담아야 한다. 하지만 이곳에선 AGV가 바닥에 깔린 QR코드를 따라 이동하며 작업을 대신한다. 허신열 CJ대한통운 상무는 "AGV가 움직이는 스마트층은 특히 한 박스에 다른 종류의 상품들을 함께 포장하는 이종합포 작업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은 일반층에서 작업자 1명이 1시간에 15.4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면, 스마트층에서는 23.8박스를 처리할 수 있어 작업량이 55% 늘었다고 밝혔다.
"로봇 자동화 스마트층 작업량, 일반층보다 55% 향상"
스마트층에서 바삐 움직이는 또 하나의 로봇은 친환경 완충포장 로봇이다. 주문 상품이 담긴 박스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다가오면, 3D 비전 스캐너가 푸른 빛을 쏘아 박스 안의 빈 공간을 측정한 후 로봇 팔이 박스의 완충재로 사용하는 종이를 적절한 양을 자른 다음 구겨서 박스 안에 넣는다. 테이핑, 송장부착 작업도 사람 손 없이 이뤄져 포장 생산성이 30~40% 향상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박스 안에 들어가는 완충재 분량은 어떻게 조절할까. 여기에서 박스추천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CJ대한통운은 센터로 입고되는 66개 고객사의 모든 상품에 대해 체적과 무게를 측정해 데이터로 만든다. 이후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 상품의 종류와 수량에 맞춰 부피와 무게의 합계를 자동으로 계산한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스템이 상품 부피에 맞춰 완충재 넣을 자리까지 고려해 아홉 가지 박스 가운데 가장 적합한 박스를 배정한다. 조주형 군포 풀필먼트 센터장은 "상품의 부피에 맞는 박스를 골라서 완충재로 사용되는 종이 낭비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상품 데이터 전산화로 박스 크기까지 맞춤 제공
CJ대한통운은 앞으로도 스마트 풀필먼트 공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 센터장은 "현재 공사 중인 용인남사센터에 AGV와 AMR(자율주행 운송로봇)를 도입하고 친환경 스마트패키징 기술도 적용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운영 프로세스를 구축해 운영 중인 '24시 주문마감-익일배송' 체계를 안정화하고, 당일 배송과 새벽 배송 서비스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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